강릉~고성 철도 건설되면, 부산서 유럽까지 연결
강릉~고성 철도 건설되면, 부산서 유럽까지 연결
  • 김현민기자
  • 승인 2019.04.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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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강릉~제진 간 철도 연결…동해북부선 타고 유라시아 대륙 횡단”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DMZ 박물관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 비전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우리는 동해북부선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수 있다""대륙 반대편 사람들이 강릉 바다를 찾아오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동해북부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 간 철도를 조속히 연결하겠다""동해북부선은 강원도 발전의 대동맥이 되고, 한반도는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문 대통령의 동해북부선 관련 발언 >

지난주 저는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21세기 철의 실크로드를 향한 꿈을 말씀드렸습니다.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가슴 설레는 희망을 얘기했습니다.

우리는 동해북부선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수 있습니다. 대륙 반대편의 사람들이 강릉 바다를 찾아오는 날이 올 것입니다.

동해북부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 간 철도를 조속히 연결하겠습니다. 동해북부선은 강원도 발전의 대동맥이 되고, 한반도는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료: 위키피디아
자료: 위키피디아

 

그러면 동해선은 어디까지 건설되었는가.

동해선 철도는 긴 구간에서 끊겨 있다. 동해남부선, 영동선 일부구간이 있지만, 대부분이 해방 이후 건설되지 않았고, 일부는 폐선되었다. 새로 놓아야 한다. 해방 이후 국토건설 사업에서 철도건설을 게을리 한 것은 사실이다.

동해선은 1925년 조선총독부가 세운 조선철도 12년 계획에 포함된 5개 노선 중 하나였다. 이 철도 노선은 동해안 어항과 강원도 탄광을 개발해 석탄, 목재, 광물, 해산물을 수송하고, 부산과 원산 및 함경선을 연결할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일제는 우선 동해선을 부분적으로 건설해 나갔다. 동해남부선은 19307월에 착공해 1935년 부산진~울산 구간에 연결되었다. 이어 1945년 울산~포항 구간이 개통됐다. 동해북부선은 1928년 착공해 1937년 안변~양양 구간이 연결되었다.

60년 전에는 속초역, 양양역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말기, 일본은 경원선의 중간역인 안변(해방 전엔 함경남도, 지금은 북한 강원도)에서 양양까지 철도를 놓았다. 이 노선이 동해 북부선이다.

속초역은 속초시 동명동에 있었던 동해북부선의 철도역이었다. 6·25 전쟁으로 동해 북부선이 소실되면서 폐역이 되었으며, 그동안 댄스홀, 교육시설, 벽돌공장으로 활용되다가 19784월 철거되었다. 2005년 속초시가 시립박물관을 건립하면서 박물관 터 안에 역사를 복원했다.

마찬가지로 양양역도 1967년 폐역(廢驛)되고 말았다.

일본 강점기 말엽에 강릉에서 서울로 갈 때 버스로 양양역까지 가서 열차로 안변에 도착해 경원선을 갈아타고 서울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다고 한다. 도로 교통사정이 나쁜 시절의 이야기다.

 

1937년 중일 전쟁이 발발하면서 식민지 조선도 전시체제가 되고, 군사적인 가치가 낮은 동해선의 건설은 지지부진해 졌다. 양양~강릉~삼척 구간은 노반공사가 진행되었고, 포항에서 북쪽을 연결하는 공사가 착공되었다. 전시상황에서 쇠가 부족해지자 궤도 공사는 중단되고 노반공사만 진행되었다.

지금도 동해안에는 일제 때 건설된 철도 노반이 많이 남아 있다. 터널을 뚫은 곳도 있다. 그 노반과 터널을 재활용한 것이 삼척의 해양레일바이크다.

 

삼척의 해양레일바이크 /삼척시 홈페이지
삼척의 해양레일바이크 /삼척시 홈페이지

 

일제는 시멘트 수송을 위해 북평역(지금의 동해시~삼척역의 짧은 구간을 부분적으로 연결했다. 일본이 돌아간 후, 포항~삼척과 북평~양양역 구간은 개통하지 못한 채 공사가 중단되었다.

미 군정기와 6·25전쟁 이후 북평~양양 구간에 일제가 조성한 노반 위에 동해선 연결을 추진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전후 복구에 따른 막대한 재정부담으로 후순위로 밀렸다. 그후 묵호(동해시)에서 강릉을 연결하는 철도가 19621031일 개통되었지만, 양양~고성간 동해 북부선은 철거되고, 속초역과 양양역은 폐쇄되었다. 영동지방은 철도 대신에 고속도로가 주요 교통시설로 부상했다.

 

동해선 구간 현황 /위키피디아
동해선 구간 현황 /위키피디아

 

이에 비해 북측은 1996년 안변~금강산 청년역(옛 외금강역) 101.0 km를 복원해 금강산 청년선으로써 영업을 재개했다.

동해선 복구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남북 경제협력이 진행되면서 논의되었다. 2000년 제1차 남북 장관급 회담과 2002년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남과 북은 동해선을 복구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서 남측의 고성과 북한의 온정리까지 27.5구간을 먼저 연결하기로 했다.

2003614, 동해선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100m, 북쪽으로 400m가 건설되어 경의선과 동시에 남북연결 행사가 열렸다. 20051231, 남측의 고성 제진~군사분계선 구간이 완공되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007517일에 군사분계선의 동해선 시험운행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후 남북 사이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면서 동해선 연결과 영업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후 우리 정부는 동해선 단절구간인 포항~삼척 간 165.8km 구간을 신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일제 때 만든 노반이 7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유실되거나 도로로 사용되어 쓸 수 없기 때문에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20083월에 실시계획이 승인되고, 포항~남정 구간이 착공하고, 단계적으로 각 구간 공사가 착공되어 공사가 진행돼, 포항~삼척 구간의 철도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 포항~영덕 구간은 지난해 12일에 단선 운행이 개시되었다. 이 철도가 건설되면 부산에서 강릉까지 연결된다.

하지만 강릉에서 양양, 고성까지 동해 북부선을 신설하고 복원하는 계획이 뚜렷하게 세워져 있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대 초 동해선 연결을 합의했을 때 철도건설 사업을 추진했더라면 지금쯤 거의 완성단계에 있었을 것이다. 포항 출신의 이명박 정권 시절에 포항~삼척 구간 건설에 예산이 배정되었다가 그 다음 정권에서 지지부진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초기엔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남북 화해 무드가 건설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동해선 연결을 주장했다.

지난해 62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남과 북의 대표단이 만나 철도협력 분과회의를 열었다. 그 회의에서 동해선과 경의선등 남북 철도 연결과 북한 철도 현대화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강릉에서 제진(고성군)까지 강원북부선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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