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경 방역 방침에 바이러스가 숨는다면
정부의 강경 방역 방침에 바이러스가 숨는다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8.22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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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신규확진 322명, 여전히 확산세…경찰,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 한때 하루 확진자가 10명대로 떨어져 거의 끝나가는가 싶었다 했더니 일주일 사이에 하루 확진자가 100명대, 200명대, 300명대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K-방역을 자랑하던 정부가 화들짝 놀랐다. 여행 쿠폰을 준다느니, 농어촌 여름 캠프를 추천하면서 경제활성화를 적극 밀어붙이던 정부로선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고, 당황했을 것이다. OECD 통계를 거론하며 선진국 가운데 성장률 1위라 자랑했는데, 어디선가 숨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개를 치며 급속하게 전파되었다.

그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어디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사람들의 모임, 단체가 타깃이 되고 있다. 확진자의 추세를 살펴보니,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와 그가 주도자의 하나로 벌인 광복절 광화문 시위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전광훈 목사는 그냥 한 사람의 목사가 아니다. 그는 광복절에 문재인 정부 탄핵과 하야 운동을 주도했고, 그날 집회에 전국에서 수만명이 몰려 들었다. 문제는 반정부 집회가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이라는 판단이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광복절 당일에 서울 도심의 또다른 곳에서 수천명이 참가한 민노총의 집회가 있었는데, 그들에 대해 역학 조사를 한다는 뉴스는 나오지 않고 있다.

반정부 집회와 방역이라는 개념 혼란이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반발, 일부의 방역 거부를 초래하고 있다. 역학 조사와 반정부 사람들에 대한 조사라는 상반된 인식의 차이, 이에 대한 강경한 대치가 상황을 어지럽게 한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사랑제일교회 사이트 캡쳐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사랑제일교회 사이트 캡쳐

 

정부는 강경한 방역카드를 꺼내들었다.

경찰은 21일 오후부터 22일 새벽까지 4시간여 동안에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교회측 변호인들이 입회한 가운데 PC 등에 저장된 교인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한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를 통해 방역당국이 교인들의 감염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전격적 압색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당국자들의 강경 입장에 대한 후속 조치다.

문재인 대통려은 21일 서울시청에서 방역 회의를 주재하면서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아주 조직적으로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다"면서 방역 방해 행위에 대해 현행범 체포, 구속영장 청구 등 방역 방해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주문했다.

이어 추미애 법무, 진영 행안,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을 읽고 강경대응을 선포했다. 추미애 장관은 "지난 수개월간 세계 최고의 방역 모범국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최근 일부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코로나 2차 대유행의 문턱에 이르렀다"특히 악의적인 방역 활동 저해 행위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꺼낸 또다른 카드가 가짜뉴스 대응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대국민담화 발표자리에 참석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 방통위원장은 "허위조작정보로 인해 정확한 방역 정보가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하면 혼란과 불안만 가중된다""코로나 관련 가짜뉴스를 신속히 차단해 뿌리 뽑고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2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 신규확진자는 322명으로 이중 지역발생 315, 해외유입 17명이다.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를 들끓게 하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중요하다는데 이견을 댈 사람은 없다. 다만, 강제적으로 감염여부를 조사할 경우 숨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론몰이 식으로 겁을 주면 특정 교회를 다니는 교인이나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수 있다. 그런 사각지대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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