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가 무너뜨린 여리고 성벽은 어디일까
여호수아가 무너뜨린 여리고 성벽은 어디일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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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공격지 고대도시 여리고…고고학자들, 여호수아 성벽 찾지 못해

 

팔레스타인의 예리코(Jericho)는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시의 하나로 확인되고 있다. 1949~1967년 사이엔 요르단 영토였고,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했다가 1994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겨준 도시다. 현재 팔레스타인의 웨스트뱅크에 위치해 있으며, 요르단강(요단강) 서쪽에 위치해 있다. 해수면보다 258m 낮은 곳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도시로, 현재 인구는 2만명 정도.

이 곳에 도시가 건설된 시기는 BC9600년으로 지금부터 11,000년 전이다. 메소포타미아와 가나안을 연결하는 길목에 있으며, 근처에 에스-술탄 오아시스가 있어 지금도 우물에는 맑은 물이 고여 있다.

국문성경에는 예리코를 여리고로 발음했다. 여리고에 대한 발굴작업은 1868년 영국인 찰스 워런(Charles Warren)에서 시작된다. 워런은 에스술탄 오아시스 근처에서 고대도시를 확인했고, 그곳을 여리고로 추정했다. 이후 영국인 고고학자 캐슬린 케니언(Kathleen Kenyon)은 그곳에서 1.8m 두께의 성벽을 발견했다.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은 BC 6,000년대에 지진으로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후에 다시 성벽을 복구하고 무너진 흔적이 드러났다. 케니언은 최소 17차례의 파괴와 건축이 거듭되었다고 분석했다.

 

예리코의 고대유적 /위키피디아
예리코의 고대유적 /위키피디아

 

구약성서에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 첫 진격한 곳이 여리고다. 당시 예루살렘이 있었지만 여리고만큼 큰 도시는 아니었다.

여호수아는 공격에 앞서 첩자 2명을 여리고에 파견한다. 정탐대 2명은 라합(Rahab)이라는 가나안 창녀의 집에 숨는다. 라합은 이스라엘 스파이들을 숨겨준다. 정탐병은 무사히 이스라엘 본진에 돌아와 적정을 보고했다.

 

라합이 여리고를 정탐하러 온 이스라엘 스파이 2명을 숨겨주고 있다. (Julius Schnorr von Karolsfeld, 1860) /위키피디아
라합이 여리고를 정탐하러 온 이스라엘 스파이 2명을 숨겨주고 있다. (Julius Schnorr von Karolsfeld, 1860) /위키피디아

 

이스라엘 군대가 요단강을 건널 때 기적이 일어난다. 사제들이 언약궤를 들고 먼저 강에 들어갔다. 그 때 흐르던 강물이 멈췄다. 모세가 홍해를 건널 때와 비슷한 기적을 야훼가 다시 일으킨 것이다. 이스라엘 군대와 백성들이 모두 강을 건넌 후에 언약궤를 짊어진 사제들이 강을 건넜다. 그런 연후에 다시 강이 흘렀다.

강을 건넌후 이스라엘 12지파는 돌 하나씩 가져와 기념비를 세웠다. 이어 이스라엘 백성에게 할례의식을 행했다. 사막에 떠돌 때 하지 못한 할례를 요단강을 건너서 한 것이다.

 

사제들이 나팔을 불자 이스라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고 여리고 성이 무너졌다. (Jean Fouquet, 1415-1420) /위키피디아
사제들이 언약궤를 들고 요단강을 건너자 강물이 흐르다 멈춰섰다. (James Tissot, 1896–1902) /위키피디아

 

드디어 여리고 성 공격에 나섰다. 성경에 여리고성은 허무하게 무너진다. 레위지파의 사제들이 언약궤를 들고 하루에 한번씩 성 주변을 돌았다. 그러길 6일간 하고, 7일 째 되던 날에 성을 일곱 바퀴를 돌고 사제들이 나팔을 힘껏 불었다. 여호수아는 병사들에게 큰 소리로 함성을 지르게 했다. 그러자 성이 맥 없이 무너졌다고 한다.

 

사제들이 나팔을 불자 이스라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고 여리고 성이 무너졌다. (Jean Fouquet, 1415-1420) /위키피디아
사제들이 나팔을 불자 이스라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고 여리고 성이 무너졌다. (Jean Fouquet, 1415-1420) /위키피디아

 

야훼의 위대함을 후손들이 정리하는 과정에 과장을 했을 것이다. 아마도 여리고 성의 가나안인들과 이스라엘 병사들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을 것이다. 성경은 전투과정을 한마디도 설명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함성 소리에 성벽이 무너지고 성은 함락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량학살이 행해진다.

여호수아기에는 이렇게 설명한다. “성안에 있는 사람을, 남자나 여자나 어른이나 아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전멸시켜서 희생 제물을 바치고, 소나 양이나 나귀까지도 모조리 칼로 전멸시켜 희생제물로 바쳤다.” 원문 그대로 해석하면 이스라엘인들은 인신공희(人身供犧)를 한 것이다.

 

고고학자들은 1868년 이래 약 100년 동안 예리코 일대를 네차례에 걸쳐 샅샅이 발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호수아가 무너뜨렸다는 성벽을 발견하지 못했다. 구약성서의 여호수아는 그냥 이스라엘 건국신화로 기록되어 전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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