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윤여정의 오스카상…배우에게 은퇴란 없다
74세 윤여정의 오스카상…배우에게 은퇴란 없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4.26 2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55년 연기인생의 대미 장식

 

윤여정은 1947년생으로, 올해 나이 74세다. 직장인이면 은퇴를 했을 법한 나이에 윤여정은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미국시간 25LA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수상 자체에 의미도 많다. 영화부문에서 최고의 상으로 평가받는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배우다. 아시아 여배우로는 일본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 번째이고, 여우조연상으로는 세 번째 나이가 많다고 한다.

윤여정은 앞서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어 아카데미만 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것이 실현된 것이다. 영화 '미나리'는 국제적으로 100여개의 상을 받았는데, 그 중 30개 가량이 윤여정의 연기상이라고 한다.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윤여정의 전남편 조영남이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친구에게 연락을 받고 수상 소식을 들었다"면서 "내 일처럼 기쁜 소식이고, 엄청 축하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가수 조영남은 "이 일(윤여정의 수상)이 바람 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 아니겠나"라면서 "바람 피운 당사자인 나는 앞으로 더 조심(자중)해야지"라고도 했다. 윤여정은 조영남과 1974년에 결혼해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돌아와 1987년 이혼했다.

국내 배우들도 축하 메시지를 던졌다.

전도연은 진심을 담아 온 마음으로 축하드리며 큰 기쁨을 마음껏 누리길 바란다, “선생님 멋지고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앞날에 꽃길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인스타그램에서 "와우! 오스카 수상자! ! 축하드립니다!“라고 했다. 이병헌은 인스타그램에 "불가능,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라고 축하했다.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윤여정은 엄격하고 보수적인 배역을 맡아 똑부러지게 잔소리하고 고집센 아주머니와 할머니의 인상을 주었다. ‘미나리에서도 윤여정은 한국이민자들이 드믄 아칸소 농장에서 억센 한국 할머니로 등장한다. 예배당에서 헌금을 훔치는가 하면, 화투판을 벌인다. 거칠게 한국말을 쓴다. 그런 모습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도록 미국인들에게 인상을 준 것 같다.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윤여정은 이화여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국문학과를 나왔다. 대학시절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KBS에서 김동건 아나운서의 보조일을 하다가 김동건의 권유로 1966TBC 탤런트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TBC 공채 3기로 시작한 연기생활은 올해로 55년이 되었다.

그후 MBC로 이적, 1971년에 드라마 장희빈에서 주역 장희빈을 맡아주연급 배우로 올라섰다. 이때 악역으로 거리를 다니면 욕을 얻어먹기도 했다고 한다.

1971년에 김기영 감독의 화녀에 출연, 영화계에 진출했고, 이 작품으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에서 13년간 살다가 이혼하게 되었다. 이후 윤여정은 배우 생활을 다시 시작했으며,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온갖 작품에 뛰어든다.

1987년 김수현 작가의 MBC 드라마 사랑과 야망으로 복귀했고, 1991사랑이 뭐길래’, 1995목욕탕집 남자들로 김수현 드라마의 단골 배우로 등장했다. 2000년부터 임상수 가독의 바람난 가족에 출연, 영화에도 복귀했다.

이번에 오스카상을 거머쥐게 한 미나리의 순자역은 김이식 감독의 실제 할머니 역이다. 윤여정은 미국 속에서 한국 할머니의 독특한 모습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 ‘미나리’의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 미나리(MINARI)’는 헐리웃 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와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티나 오(Christina Oh)가 출자한 플랜B 엔터테인먼트(Plan B Entertainment)가 제작에 참여했다.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브래드 피트가 나섰다. 윤여정은 영화를 찍으면서 브래드 피트를 만나지 못했다. 브래드 피트가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윤여정을 호명했고, 윤여정이 무대에 올라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서 반갑다.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 정말 만나게 돼서 영광이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브래드 피트도 미소로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배우 윤여정에게 보낸 축전에서 끊임 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윤여정님의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낸 윤여정님의 연기가 너무나 빛났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