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한 일본인에 슬립테크 비즈니스 인기
수면 부족한 일본인에 슬립테크 비즈니스 인기
  • 김현민기자
  • 승인 2019.05.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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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시간 가장 짧은 나라…ICT 활용해 수면문제 해결 모델 주목

 

OECD 통계에 따르면, 일본인의 수명시간이 하루 평균 442분으로, 회원국 중에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7시간 20분 정도에 불과하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약 40%가 하루 평균 수면시간 6시간 미만을 기록했고, 남성 직장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40년 전과 비교해 약 10% 감소했다.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근로의욕이 줄어들어 노동생산성이 낮아진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랜드(RAND) 연구소는 수면 부족에 따른 일본의 경제적 손실은 약 15조엔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자료: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일본에서는 ICT를 이용해 수면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슬립테크’(sleep tech)가 각광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생수를 돈으로 사듯, 편안한 잠도 돈으로 사는 것이 시대가 오고 있으며, 슬립테크의 시장성이 향후 크게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잠 못드는 일본에서 수면 비즈니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주목된다. 일본의 침구류 전문지인 침구신문(寝具新聞)에 따르면, 침구류 및 수면에 특화한 가전 및 전자기기, 각종 소비재 및 관련 서비스 포함해 일본의 수면비즈니스 시장규모는 12,359억 엔에 이르며, 잠재시장은 3~5조 엔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方改革) 정책도 수면 관련 비즈니스를 성장케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461분으로, 일본 다음으로 잠 못자는 나라로 분류된다. 일본에서 전개되는 수면비즈니스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료: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후쿠오카 무역관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은 일본에서 성행하는 슬립테크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뉴로스페이스, 수면 개선 비즈니스 모델 구축

2013년에 벤처회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이불이나 매트리스 밑에 ‘Early Sense’라는 제품을 설치해 사용자의 심박수, 호흡, 수면 중의 움직임 등을 감지하여 수면상태를 데이터화하는 제품을 시장에 내 놓았다. ‘Early Sense’라는 제품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초로 에어컨이나 조명을 자동으로 조절해 사용자의 쾌적한 수면을 지원한다. 여러 소비자의 방대한 수면 관련 데이터 및 AI를 활용해 분석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에게 편안하고 질 높은 수면을 위한 행동 개선 및 환경 개선을 제의하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모델이다.

뉴로스페이스는 최근 일본 유수의 대기업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최대 소고기덮밥 체인점인 요시노야(吉野家)와 협업해 24시간 운영 점포에서 근무하며 생활리듬이 깨지기 쉬운 종업원에게 최적의 수면 개선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서비스를 받는 기업에서는 종업원별 수면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 및 직원의 건강관리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얻고, 종업원 입장에서는 복리후생을 증진하게 된다. 요식업 체인점이나 편의점, 배달업체나 병원 등 24시간 운영되는 사업체를 중심으로 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로스페이스는 일본 2대 항공사 중 하나인 ANA와 공동으로, 해외 출장이나 여행 중이나 귀국 후 시차로 인한 수면 부족이나 집중력 저하를 완화시켜주는 시차 적응 애플리케이션을 공동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시차 적응을 위해 필요한 빛을 쐬는 방법, 식사 방법, 수면·낮잠·운동의 타이밍, 숙면을 위해 시간대별로 하면 좋은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의 정보 등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뉴로스페이스는 일본 정부의 각종 지원책의 혜택을 얻고 있으며, 최근 대형 투자유치에도 성공하는 등 슬립테크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의 슬립테크 비즈니스는 일본 국책 연구기관인 NEDO의 연구개발형 벤처지원사업에 채택되었으며, 올해 1월에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재팬 헬스캐어 비즈니스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94월 복수의 벤처캐피털 및 금융기관으로부터 총액 34,000만 엔(37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전기전자 기업 Panasonic은 시간대에 따라 자동적으로 전구 색상을 바꾸어 쾌면과 상쾌한 기상을 도와주는 실링 라이트를 개발·발매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침구 메이커인 니시카와산업(西川産業)과 협업해 수면 관련 서비스를 공동개발 중이다.

NOKIA는 매트리스 밑에 설치해 수면 사이클 및 심박수 추이를 분석해주는 ‘Nokia Sleep’을 일본에서 발매 중이다. 이 제품은 Web 기반 서비스와 연결해 매트리스에 누웠다가 일어나는 움직임과 연동하여 조명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있다.

전기전자 기업 ‘Cheero’는 소리, , 향기를 통한 숙면 서포트 기기로 ‘sleepion2’를 개발, 판매 중이다. 수면을 위한 음원과 생체리듬과 호응하는 빛, 천연소재 아로마향을 통해 질 높은 수면을 유도하는 장치다.

한국계 기업 레이캅재팬은 이불 청소기 레이캅600만 대 이상 출하한데 이어, 신제품 ‘FUTOCON’으로 슬립테크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20182월에 출시된 FUTOCON은 본체와 전용 매트리스로 구성, 이불 속 온도를 수면을 취하기에 가장 적합한 33±1로 유지함으로써 질이 높은 수면을 구현해주는 제품이다.

이불 위에 전용 매트리스를 올리고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설정하면 된다. 138,240(150만 원)의 고가 제품임에도 견실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40, 50대 직장인의 수요가 높다. 이 기업의 관계자는 인생의 약 3분의1은 수면이기 때문에 질 높은 잠을 위해 투자를 하는 수요자가 많다고 하며 특히 일본은 수면 관련 유망시장이라고 말했다.

 

레이캅 재팬의 침구 /자료: 후쿠오카 무역관
레이캅 재팬의 침구 /자료: 후쿠오카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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