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서 번진 아워홈 경영분쟁…자매의 승리
보복운전서 번진 아워홈 경영분쟁…자매의 승리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6.04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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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단결해 오빠 몰아내는데 성공…사내이사직으로 불씨 남아

 

아워홈이라는 식품회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회사의 1대 주주이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구본성 부회장이 보복 운전으로 운전자를 친 혐의로 3일 서울중잉지밥에서 징역 6개월 지행유예 2년형을 받았다. 이틀후인 5일 아워홈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구본성씨를 대표이사에서 밀어내고, 막내 여동생인 구지은씨를 단독대표로 선임했다.

대기업 오너가 보복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 도주한 것은 대단히 부정적인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그런 기업인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자매간 경영분쟁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뒷끝이 개운치 않다.

 

아워홈 로고 /홈페이지
아워홈 로고 /홈페이지

 

아워홈의 지분율은 장남 구본성씨가 38.56%, 장녀 구미현씨 19.28%, 차녀 구명진씨 19.6%, 삼녀 구지은씨 20.67%로 구성되어 있다. 네 자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98%를 넘는 남매기업이다.

네 남매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회장과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딸 이숙희 여사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들 남매가 1984LG그룹 계열사였던 LG유통(현재의 GS리테일)에서 분리한 아워홈의 대주주가 되었다.

아워홈은 범LG가 계열사의 구내식당에 식자재를 공급하다가 식품제조업, 유통업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LG가의 기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아워홈은 비교적 순탄하게 성장한 기업이라고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남매 가운데 막내 구지은씨가 경영수업을 받았다. 구지은씨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외식사업을 주도하며 2015년엔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오빠 구본성씨가 2016년 가문의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워 부회장에 참여하고, 구지은씨가 자회사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했다.

이후 남매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2017년에 구본성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려 하자, 구지은씨측이 임시주총을 소집했고, 이때 장녀 구미현씨가 오빠 편에 서면서 실패했다. 구본성 부회장은 자매중 한 사람의 지지를 얻어도 과반을 득표하는 구조다.

2019년에 구본성 부회장이 아들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사보수 한도를 증액하려 하자, 구지은씨측이 반대하며 또 분쟁이 벌어졌다. 이에 구본성 부회장측은 구지은씨가 경영하는 캘리스코의 납품을 중단하며 법정공방이 벌어졌다.

 

아워홈 전시관 /홈페이지
아워홈 전시관 /홈페이지

 

이번에 또다시 구지은씨 측이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명분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오빠가 대표이사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주주총회는 대표이사가 소집한다. 대표이사의 주총 소집 거부로, 주총 소집권은 결국 법원으로 갔다. 법원의 결정에 의해 5일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장녀 구미현씨가 여동생 구지은씨 쪽으로 돌아섰다.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를 넘는다. 5일 열린 주주총회는 구지은씨가 제안한 21명의 신규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신규이사의 수는 구본성 부회장측을호 분류되는 기존 이사의 수를 넘는다. 구지은씨측이 이사회를 장악한 것이다. 주총은 또 구지은씨 측이 제안한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건 등도 통과시켰다

대표이사 해임건은 이사회 사안이다. 곧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구본성 부회장의 대표이사 지위를 해임하고, 구지은씨를 새 대표이사로 올리는 안건이 통과되었다.

4년에 걸친 남매의 경영권 분쟁은 자매의 승리로 끝났다. 그 명분을 구본성 부회장이 제공했고, 장녀의 변심이 분쟁의 결정타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싸움은 끝이 아닌 것 같다. 구본성씨는 여전히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사직을 박탈하려면 특별의결정족수인 3분의2 동의가 필요한데, 세자매의 지분을 다 합쳐도 이를 넘지 못한다. 구본성 부회장은 이사직을 유지한채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신임 경영진은 경영정상화를 통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한 주주는 "구 부회장의 해임은 비윤리적인 모습과 회사 경영악화 등이 배경이 되었고, 자매가 힘을 모아서 경영 정상화를 시켜 더 많은 상장을 해보자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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