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갑옷-투구 재현했더니 왜군 복장이…
전남 고흥 갑옷-투구 재현했더니 왜군 복장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6.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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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 무게 4.4kg, 투구 무게 1.6 kg, 피장자는 160cm 작은 성인 남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전남 고흥군 풍양면 야막고분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갑주(甲冑, 갑옷과 투구)를 재현했더니, 왜계(倭係) 갑주에 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2012년 고흥의 고흥만이 내려다보이는 구릉의 정상부에 자리한 야막고분에서 5세기 초 유물로 보이는 갑옷과 투구가 출토되었다. 발견 당시 갑옷의 구성품인 판갑(板甲, 몸통 보호용 갑옷)은 세워져 있었고, 견갑(肩甲, 어깨 보호용 갑옷), 경갑(頸甲, 목과 가슴부분 보호 갑옷) 그리고 투구는 옆으로 뉘어진 채 확인되었다.

이번에 재현한 갑옷의 종류는 가로로 긴 철판과 삼각형 모양의 철판에 구멍을 내고 사슴 가죽끈으로 연결하여 만든 대금계판갑(帶金系板甲)과 삼각판혁철 충각부주(三角板革綴 衝角附冑, 투구)로서, 왜계(倭係) 갑주(甲冑)에 해당한다고 나주문화재연구소가 밝혔다.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좌측면)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좌측면) /문화재청

 

부산박물관 김혁중의 논문 한반도출토 왜계갑주의 분포와 의미”(2011)에 따르면, 한반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왜계 갑주로 대금계 판갑과 찰갑이 분포하고 있다.

일본계 학자들은 이를 임나일본부로 파악하거나(穴沢咊光·馬目順一 1975), 임나일본부를 긍정하지 않으나 왜의 군사적 진출의 산물로 이해하는 견해(田中晋作 2010)가 있다. 이에 비해 한국학자들 가운데는 대금계 갑주의 출현을 왜와의 군사적 동맹 관계의 산물로 보는 시각(박천수 2007)이 있다.

또 일본계 갑주의 생산지와 관련 한반도설과 일본설로 나눠진다.

 

한반도 출토 대금계 판갑 분포도 /김혁중 논문 캡쳐
한반도 출토 대금계 판갑 분포도 /김혁중 논문 캡쳐

 

나주문화재연구소는 유물의 제작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 분석과 엑스선 투과 분석, 3차원 레이저 스캔, 재질 분석과 같은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한 끝에 긴 시간 부식되고 녹아버린 각각의 지판과 부속물들의 연결순서와 매듭방법을 퍼즐 조각처럼 맞추었으며, 투구에는 머리 장식으로 새의 깃털을 달았던 흔적과 볼가리개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제작기술을 복원할 수 있는 설계도를 완성해 이를 바탕으로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과 함께 재현품을 제작했다.

재현품은 2mm두께의 철판에 다섯 번의 옻칠을 해 재현했으며, 갑옷 무게는 4.4kg, 투구 무게는 1.6 kg이며, 재현품으로 추정해본 갑옷 주인이자 고흥 야막고분의 피장자는 키가 약 160 cm로 비교적 작은 성인 남자로 판단된다. 재현품을 제작하는 전체 과정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정면)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정면)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우측면)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우측면)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후면)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후면)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고흥 야막고분 출토 갑주 재현품(착용모습) /문화재청

 

 

 


<참고자료>

김혁중(부산박물관), “한반도 출토 왜계갑주의 분포와 의미, 2011()중앙문화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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