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 임금은 시각장애인 악사들에게 관직과 녹봉을 주고 궁중악사로 연주하게 했다. 악학궤범엔 이를 ‘관현맹인(管絃盲人)’ 제도라고 했다. 장애인들을 보살핀 세종의 애민정신이 엿보이는 복지제도였다.
600년전 세종 시기에 시행되었던 관현맹인 전통공연이 재현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는 10일 경복궁 내 수정전에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경복궁 기획공연 ‘세종의 뜰에서 놀다’를 개최한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는 600년 전 전통공연을 재현하고자 2011년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을 창단했으며,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역사의 현장인 경복궁에서 기획공연을 마련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현맹인공연의 역사적 무대인 경복궁 수정전에서 세종대왕이 손수 지은 궁중음악 ‘여민락(與民樂)’을 시작으로 판소리 심청가 중 눈 뜨는 대목,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 등 우리에게 친숙한 국악을 만나게 된다. 시각장애인 연주자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소속 예술단원들이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아리랑’ 편곡과 ‘경복궁 타령’이 마지막 무대로 펼쳐질 예정이다.
경복궁 수정전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경복궁을 방문하는 일반 관람객 모두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 녹화영상은 문화재청 유튜브와 관현맹인전통예술단 유튜브에도 올려 19일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경복궁관리소는 사회복지법인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와 5월 25일, ‘시각장애인 문화향유권 증진과 문화유산의 이해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6월에는 「시각장애인 대상 맞춤형 문화탐방 체험 프로그램」과 11월에는 「시각장애인 대상 촉지도 종합안내판 설치」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