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아보기, 귀농귀촌의 새로운 길 제시하다
농촌 살아보기, 귀농귀촌의 새로운 길 제시하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11.17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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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시도…전국 104개 마을에서 631가구 참여, 48가구 농촌 전입

 

귀농·귀촌이 쉬운 일은 아니다. 도시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농촌에서 일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게다가 현지 농민들과 불협화음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준비 없이 농촌으로 갔다가 얼마 되지 않아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함께 농촌에서 살아보기프로그램을 올해 처음으로 실시했다. 귀농귀촌을 실행하기 앞서 도시민들이 농촌에 얼마간 거주하며 일자리, 생활을 체험하고 지역주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성공적인 정착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일정 동안에 농촌을 체험하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그만두면 된다.

참가자는 운영마을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지내면서 마을별 운영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영농기술 교육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 체험, 주민교류, 지역탐색 등 농촌 전반에 관해 지원을 받는다.

농식품부는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운영할 마을을 전국 88개 시군에서 104곳을 선정했다. 운영마을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지역 주요작물 재배기술, 농기계 사용법 등 영농 전반에 대한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귀농형37, 농촌이해, 주민교류, 지역탐색 등 농촌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귀촌형‘ 59, 청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농촌 일자리, 활동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단기 프로젝트를 기획, 지원하는 프로젝트참여형‘ 8곳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처음 실시한 농촌 살아보기를 점검하고, 우수한 참여자를 시상했다. 청년을 상대로 한 프로젝트참여형에는 당진시 백석올미마을 참가 청년팀을, 일반 귀농귀촌형에는 의성군 일산자두골마을을 선정, 장관상을 줬다.

 

당진 백석올미마을 참가팀의 활동모습 /농식품부
당진 백석올미마을 참가팀의 활동모습 /농식품부

 

당진시 백석올미마을에는 박모(35)씨 등 3명의 도시 청년이 참여해 현지 농민의 영농스토리와 생산물 등에 관해 온라인 홍보 콘텐츠로 제작하고 직거래 플랫폼에 게시해 2,300만원의 실매출을 올렸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박씨는 농업인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올리고, 소비자가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농촌 살아보기를 통해 깊은 경험을 했기에 농촌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도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당진시가 추진하는 청년창업프로그램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지역 내 쉐어하우스에 입주하고, 중소농의 농산물 판로 개척 지원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의성 일산자두골마을 참가팀의 활동모습 /농식품부
의성 일산자두골마을 참가팀의 활동모습 /농식품부

 

경북의성군 일산자두골마을에는 8명의 도시인이 귀농을 꿈꾸며 8가구에 농촌 살아보기에 참여했다. 참가자 8명은 의성군의 대표작물인 자두와 마늘 등에 대한 현장 체험 학습, 지역민 간담회, 탐방 프로그램 등을 받았다. 대구시에 사는 우모(56)씨는 귀농을 준비하던 중에 일산자두골마을에서 살아보기에 참가 후 의성군으로 이주한 케이스다. 우씨는 처음에 생각하던 작목은 자두였으나, ’살아보기를 통해 다양한 작목 교육을 듣고 선배 귀농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도움을 받아 가지로 작목을 정하게 됐다, “마을주민들의 도움으로 귀농인의 집에 입주했고 농지를 임대하여 내년 농사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19월까지 농촌 살아보기참가자는 모두 631가구로, 귀농형 208, 귀촌형 393, 프로젝트참여형 30명이 참여했다. 이중 48명이 참여한 마을 또는 인근마을로 전입했다.

지난 9월 참가 종료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가장 도움 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민과의 교류‘(56.3%)를 꼽았다. 이어 귀농귀촌교육(54.7%), 영농실습(47.4%)을 들었다.

농촌 살아보기프로그램은 그간 농식품부에서 추진해온 프로그램이 대부분 시군 공무원이나 현장전문가 주도로 운영해온 것과 달리, 지역주민들이 주도해 도시민에게 농촌에서 사는 법과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고 농촌 이주의 두려움과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농식품부 김정희 농업정책국장은 올해 처음 시도한 농촌에서 살아보기가 귀농귀촌 희망 도시민의 새로운 정책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며 성공적으로 운영되었다, “내년에는 재배품목별·테마별 특화마을 도입 등 사업 개편을 통해 보다 다양한 모의체험 기회를 제공해 도시민의 귀농귀촌과 안착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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