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처럼 정상에 연못이 있는 제주 금오름
백록담처럼 정상에 연못이 있는 제주 금오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3.23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 올 때는 수량 풍부한 못, 가물면 바닥…제주 서부의 지리적 요충지

 

오름은 오르다의 명사형으로, 독립된 산 또는 봉우리를 이르는 제주말로, 한라산 자락에 산재하는 기생화산(寄生火山) 또는 측화산(側火山)을 일컫는다. 한라산의 주분화구가 분출을 끝낸 뒤 화산 기저에 있는 마그마가 약한 지반을 뚫고 나와 주변에서 분출되어 생성된 것이다. 한자로 이나 ’, ‘으로 표기하는데, 뚜렷한 기준이 없다.

제주도처럼 복수의 측화산이 기생하는 화산은 세계적으로 이례적이라고 한다. 제주도에는 약 384개의 오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의 오름에는 대개 굼부리라는 분화구가 있으며, 분화구의 형태는 가지각색이다. 산방산처럼 화구가 없는 원추형이 있는가 하면, 산굼부리 같은 원형도 있고, 한쪽 부분이 열린 U자 모양의 말굽형이나, 원형 또는 말굽형이 복합되어 있는 것도 있다. 더러는 백록담과 같이 분화구에 물이 고인 산정못을 가진 오름도 있다.

 

금오름 /박차영
금오름 /박차영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금오름은 분화구에 물인 고인 산정화구호(山頂火口湖)의 형태릴 띠고 있다. 비가 오면 수량이 분화구 연못의 수량이 풍부하지만, 비가 그치면 금새 물이 빠져 바닥을 드러낸다. 해발 427.5m의 금오름은 야트마한데다 정상에 연못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금오름 위치 /네이버지도
금오름 위치 /네이버지도

 

남북으로 2개의 봉우리가 동그랗게 이어지며, 분화구의 깊이는 52m이며 원형이다. 분화구는 금악담(今岳潭)이라 불린다.

화구는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어 구상화산(호마테)으로 분류된다. 가운데가 움푹 팬 화구는 오름 전체 면적에 비해 높이가 낮고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수량이 적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여 남쪽이나 북쪽에서 보면 원뿔형, 동쪽이나 서쪽에서 보면 사다리꼴로 보인다.

 

금오름 /박차영
금오름 분화구 /박차영

 

평지에서 높이는 178m이며, 둘레 2,861m, 면적 613966, 분화구 바깥둘레 1,200m. 이름에 들어가 있는 검···금 등은 신()이라는 의미를 가진 곰과 뜻으로 본다. 따라서 금오름은 신을 의미하는 오름으로 예로부터 신성시되었다고 한다. 한자로는 금을악(琴乙岳, 金乙岳흑악(黑岳금악(今岳, 琴岳) 등 다양하게 표기한다.

화구 안 사면에는 보리수나무, 윷노리나무 등이 드문드문 자라고 있고 오름 전체가 초지로 덮여 솔나물·개망초·엉겅퀴 등 초지식물이 자란다. 북사면을 제외한 각 사면에는 해송과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다. 정상에 설치된 철탑은 KBS중계소다.

 

금오름 가이드맵 /박차영
금오름 가이드맵 /박차영

 

금오름 서쪽엔 광활한 평야지대로 펼쳐져 있다. 1550년 무렵에 진주 강씨 일가가 이 마을로 이주해 동네 북쪽에 정착했고, 남쪽에는 남양 홍씨가 정착해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온다. 그 후 탐라 양씨와 밀양 박씨가 입주하고 또 경주 김씨도 입주하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금오름은 제주 서부 지역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볼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다. 따라서 일제 강점기엔 진지동굴이 많이 만들어졌고, 4·3 때엔 주민들의 피난처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후 2개의 동굴만 남기고 다 메웠다고 한다.

 

금오름 정상의 방송중계탑 /박차영
금오름 정상의 방송중계탑 /박차영
금오름 분화구 /박차영
금오름 분화구 /박차영
금오름 사면의 삼나무 /박차영
금오름 사면의 삼나무 /박차영
금오름 서쪽의 한림읍 /박차영
금오름 서쪽의 한림읍 /박차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