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의용군 참여에 국가마다 각양각색
우크라이나 의용군 참여에 국가마다 각양각색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3.26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북미, 암묵적 허용…아시아, 금지…러시아·벨라루스, 반역 규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수많은 외국인들이 우크라이나를 돕겠다고 참전하고 있다. 1930년대 스페인 내전, 그에 앞서 1820년대 그리스 독립전쟁 때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대의명분이 많은 세계인들로 하여금 전장을 찾게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 장교인 이근씨, 해병대 소속 현역병사가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지원해 뉴스를 타고 있다.

 

의용군은 국내 또는 해외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조직된 군대를 말한다. 의병, 민병대, 민군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외국인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외국인 의용군이 조직되었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을 집중시킨다. 러시아의 침략을 막고 우크라이나인의 자유와 독립을 지켜준다는 국제적인 연대가 작동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외국인 의용군이 조직된 것은 2014년 유로마이단 봉기 때부터다. 러시아가 개입해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돈바스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만들자,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고 있던 그루지아인들이 그루지아 군단(Georgian Legion)을 조직했다. 이 군단은 올초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에 존재하는 유일한 외국인 의용군이었다.

지난 2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침공하자, 본격적으로 국제군단(International Legion)이 조직되었다. 227일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드미트로 쿨레바는 온라인을 통해 외국인 의용군 참여를 호소했고, 이후 각국에 주재하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참전 문의가 쏟아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외국인 의용군의 수와 참여국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대다수 국가들이 국내법으로 자국민의 외국전쟁 참전(私戰)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지원병이 우크라이나로 몰려들었다.

외신들의 분석에 따르면, 개전 한달후인 현재 외국인 의용군은 2만명쯤 되고, 참여자의 국적은 52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미국인은 3,000~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우크라이나 국제연대 지원사이트
우크라이나 국제군단 구성국 /출처=우크라이나 국제연대 지원사이트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뛰어든 외국인들은 어떤 나라 국민들로 구성되어 있을까. 우크라이나 정부의 외국인 의용군 지원 사이트8개국이 적시되어 있다.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덴마크, 라트비아, 크로아티아, 폴란드, 이스라엘 등이다.

여기에 최근 우크라이나 뉴스사이트인 리가넷(LIGA.net)3개국을 추가했는데, 미국, 노르웨이, 핀란드다. 우크라이나 외교관들이 비공개로 흘린 내용 가운데 구소련 공화국이었던 그루지아와 벨라루스에도 의용군이 왔고, 러시아인도 있다고 한다. 특히 러시아연방 내 체첸공화국 출신들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이외에도 호주와 남아공 국민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외국인 의용군의 자격으로 군대 경험이 있고, 무기를 직접 다룰줄 알며, 군인정신과 강한 인내력을 가진자, 세계평화를 수호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면 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특히 의료인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조직된 국제군단은 우크라이나 영토방위군(Territorial Defense of Ukraine)에 소속되어 있다. 이들은 최근 수도 키이우(키예프) 방어에 투입되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출처=우크라이나 국제연대 지원사이트
출처=우크라이나 국제연대 지원사이트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자국민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각국의 반응은 다양하다. 유럽과 미국·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개인적인 참전을 묵인하는 입장이고, 아시아 국가들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개입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적국에 가담한 자국민을 반역자로 몰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형법 111조에 사전(私戰) 금지 규정을 두고 있는데, 대부분의 국가들도 이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에 연대한다는 입장에서 이 법을 모호하게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법상 중립국이다. 일부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로 가려 하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들에게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을수 없으며 처벌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를 돕고 싶으면 성금을 내라. 우크라이나는 미국인에게 안전한 곳이 아니다.”며 개인적 참전을 말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로 가서 총을 든 자국민에게 어떤 제재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캐나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참전에 관대한 편이다. 캐나다는 우크라이나,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인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사는 나라다. 19세기 이후 흉년이 들었을 때 우크라이나인들은 고향을 등지고 찾은 곳이 캐나다였다. 2016년 통계로 부모 양쪽 중 한사람이 우크라이나에 뿌리를 둔 캐나다인은 136만명으로 추산된다.

캐나다 외무장관 멜리니 졸리는 우크라이나 후손들은 조상의 나라를 방위할 것인지 여부는 개인적 결정사항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영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에 싸우러 가는 영국인에게 현행법에 저촉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외교장관 리즈 트러스는 영국인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운다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트비아는 옛소련의 공화국으로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참전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 넘어가면 그 다음 타깃이 발트3국이란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 228일 라트비아 의회는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참전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시아 국가들은 사전을 금지하는 국내법을 적용하며 국민이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로 가는 것을 막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등은 서방세계와 러시아와 동시에 우호관계를 추구하고 있으며, 어느쪽도 편을 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이번 전쟁애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는 외국인들의 우크라이나 참전에 경고했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인 의용군이 정규군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포로에 관한 국제법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겁을 주었다.

러시아연방과 옛소련의 공화국에서 독립한 나라들은 자국민들이 적진에 가담하는 것을 반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영토내 체첸공화국은 불만자들이 우크라이나에 입국한데 대해 그들이 귀국할 경우 강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음을 경고했다.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참전한 자국인에 대해 돈을 위해 전쟁에 뛰어든 미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그루지아 정부는 오래전부터 자국민이 우크라이나에 의용군 군단을 조직한데 대해 가급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러시아 군이 국내에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등 두 군데나 점령., 괴뢰정부를 수립하고 있는 상태에 더 이상 러시아를 자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Geopolitical Monitor, Foreign Volunteers: A Morale Booster in Ukraine

Voice of America, Foreigners Fighting for Ukraine Elicit Scorn, Ambivalence, Support From Governments

Wikipedia, Ukrainian Canadian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