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양간지풍 예고…동해안 산불 비상
이번 주말 양간지풍 예고…동해안 산불 비상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4.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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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대비 태세 긴급점검회의…“봄바람 타고 나는 도깨비불, 2km까지 날아간다”

 

해마다 봄철이면 영동지방에 양간지풍(襄杆之風)의 영향으로 화마가 닥쳐온다. 양간지풍은 영동지방의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의미이며,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에서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고도 한다. 양양 지역에서는 불을 몰고 온다는 의미에서 화풍(火風)이라고도 한다.

이 바람은 봄철 영동 중북부지방에서만 강하게 나타나는데 남고북저의 기압배치에서 우리나라 남부에 이동성 고기압이 위치한 상태에서 특히 4월에 강하게 분다. 양간지풍은 고온 건조한 강풍으로 해풍이 불지 않는 야간에는 서풍의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순간최대풍속은 태풍과 맞먹는 2030m/s(72108km/h)을 나타낸다.

강풍은 봄철 남고북저 형태의 기압 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한다. 한반도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 강한 서풍이 밀려와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안에 더 건조한 바람이 불게 된다. 또 영서지역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을 때 역전층을 만나 압축되는 동시에 속도도 빨라진 강한 바람을 만든다. 양간지풍이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다.

 

주말 영동지방 강풍 예상도 /자료=행안부
주말 영동지방 강풍 예상도 /자료=행안부

 

이번주 주말(4.94.10)에 강원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양간지풍이 예고되어, 산불 바싱이 걸렸다.

행정안전부는 7일 현재 강원·경북 등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산림청, 기상청,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강원ㆍ경북 등 대형산불 위험성이 높은 지자체가 참석한 가운데 산불 예방을 위한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말 양간지풍 등 기상예보를 공유하고, 산불 예방ㆍ대비를 위한 산림청과 각 지자체의 중점 추진대책을 보고받은 후 기관별 협조 사항 등을 논의했다. 올들어 산불발생 건서는 304건으로 전년대비 1.8배 증가했으며, 피해면적은 22,236ha에 이른다.

 

양간지풍 /자료=행안부
양간지풍 /자료=행안부

 

한편 산림청 소속 국립산림과학원은 바람이 산불확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실험한 결과 바람에 따라 산불확산 속도가 최대 78배 빨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에서 무풍·무경사 조건에서의 발화된 불은 분당 약 0.19m의 느린 속도로 이동했으나, 풍속 6m/s와 경사 30°의 조건에서는 분당 최대 15m까지 확산되었다.

2000년 동해안, 2005년 양양, 2019년 고성산불 등 피해가 컸던 대형산불은 대부분 봄철 4월에 집중되었다. 이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한 편서풍의 영향으로 산불이 빨리 확산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바짝 마른 낙엽과 바람에 의해 산불확산이 빨라지면 불이 나무의 잎과 가지 부분으로 옮겨붙게 되는 수관화로 변한다. 산림의 상단부가 타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아 산불의 확산을 가속화되고 불똥이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날아가는 불똥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 현상을 실험한 결과에서 낙엽에 불을 붙이고 초속 010m/s의 바람으로 불똥을 만들어 날려본 결과, 작은 불씨로도 시설물에 쉽게 불이 붙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울진·삼척산불 당시에도 순간 최대풍속 25m/s의 바람에 의해 불똥이 산과 하천을 뛰어넘어 약 2km까지 날아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로 인해 시설물 643채가 불에 타고, 337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으며, 서울시 면적의 1/3에 해당하는 면적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산림인접지 시설피해 실험 /산림청
산림인접지 시설피해 실험 /산림청
산불 현장 /산림청
산불 현장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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