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수종 구상나무, 양묘 생존률 93%
우리나라 고유수종 구상나무, 양묘 생존률 93%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09.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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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사라져가는 구상나무 복원의 희망을 보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나무로,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수종이다. 신생대 3기부터 수백만 년 동안 혹독한 환경을 견디면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등 우리나라 산의 해발고도 1,000m 이상 정상부에만 적응하고 있다. 학명은 Abies koreana WILS.

산의 정상부에 해당하는 고산지역은 바위가 많고 흙이 적기 때문에 양분이 부족하고 눈비가 내리더라도 수분을 오랫동안 머금을 수 없어 건조해지기 쉽다. 더군다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온도가 낮아 나무들이 자라기에는 매우 혹독한 환경이다. 이런 곳에서 자라는 구상나무는 다른 수종에 비해 생장이 느린데다 인간의 간섭과 환경의 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악화되고 분포면적이 눈이 띠게 줄어들고 있다.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구상나무를 위기종으로 분류했으며, 2019년 산림청의 전국실태조사에서 전국 구상나무의 쇠퇴율이 약 33%, 유전자원 보존과 자생지 복원이 가장 시급한 수종으로 나타났다.

 

​금원산 구상나무 복원시험지 현장조사 /산림청​
​금원산 구상나무 복원시험지 현장조사 /산림청​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사라져가는 구상나무숲의 회복을 위해 경상남도 금원산에 소규모로 조성한 구상나무 복원시험지에서 복원 개체의 초기 활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4년부터 5년간 DNA 이력 관리를 통해 구상나무 유묘를 양묘했고, 2019년에는 구상나무 전국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해발, 토양 등의 입지 조건을 고려, 금원산에 1,350본의 복원 묘목을 식재했다. 금원산에 조성한 복원시험지의 1차 모니터링 결과, 1,350본 중 92.7%에 해당하는 1,252본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1단계 구상나무 초기 활착의 성공은 생육가능 입지 선정과 연령에 따른 적정 복원재료 활용,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잘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또한 입지 조건별 생장에 대한 유의미한 사실을 알아냈는데, 식재 후 3년 차(202111)1번 입지에서 약 12cm, 2번 입지에서 약 5cm 생장을 보여, 2.5배 생장 속도에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입지별 어린나무의 생장 차이가 광 환경의 차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미기상관측 모니터링을 통해 알아냈다. 생장이 양호한 1번 입지는 2번 입지에 비해 광량이 약 30%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구상나무의 줄기와 새잎이 자라나는 생육기간에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박현 원장은 금원산 구상나무의 성공적 활착은 과학적인 복원·증식·관리를 기반한 현장 노하우로 빚어낸 결과라며 이를 토대로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의 지속가능한 숲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 구상나무 증식 현황 /산림청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 구상나무 증식 현황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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