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과 종묘 연결하는 500m 궁궐담장길
창경궁과 종묘 연결하는 500m 궁궐담장길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09.2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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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만에 역사 복원…북한산 지맥 연결, 하부의 율곡로는 터널화

 

이 가을에 서울 시내를 걷는 것도 좋다. 오늘은 일제에 의해 끊겼다는 창경궁과 종묘 연결길을 복원해 놓은 곳을 가보기로 했다.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는 원래 야트마한 북한산의 지맥이 뻗어 있었다. 일제는 1932년 이 맥을 허물고 돈화문에서 서울대 병원으로 이어지는 종묘관통도로를 만들었다. 그 도로가 지금의 율곡로다.

이 원래의 지맥이 72190년만에 복원되었다.

기존의 율곡로는 그대로 두고 터널화하면서 상부를 덮는 방식으로 공사를 했다. 공사는 2011년 오세훈 시장이 첫삽을 떴고, 오 시장은 다시 복귀해 11년만에 사업을 마무리했다.

사업은 끊어진 창경궁과 종묘를 녹지축(8,000)으로 연결하고,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을 복원하는 것이었다. 궁궐담장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340m 길이의 궁궐담장길도 새롭게 조성되었다.

 

궁궐담장길 /박차영
궁궐담장길 /박차영

 

원남동 사거리에 조금 더 가면 터널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계단을 오르면 궁궐담장길이 나온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반된다고 한다.

담장길을 아기자기 잘 가꾸어져 있다. 작살나무 잎에 한창 물이 들었다.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있던 북신문(北神門)이 복원되었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을 찾아가기 위해 지은 문이라고 한다. 종묘의궤와 승정원일기 등의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규모와 형태가 유사한 창경궁의 동문인 월근문(月覲門)을 참고해 복원했다. 문은 잠겨 있었다.

 

북신문 /박차영
북신문 /박차영

 

창경궁은 순종 3(1909)에 일제가 박물관·동물원·식물원 등을 갖추어 창경원이라고 칭해 격하시켰다가 1983년 말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종묘는 조선시대 왕·왕비의 신주를 모신 조선 왕조의 사당이다. 그 사이에 공원이 조성된 것이다.

 

종묘 북쪽 담장 유구 /박차영
종묘 북쪽 담장 유구 /박차영

 

500m의 담장을 쌓을 때 복원과정에서 출토된 옛 담장의 석재도 사용되었다. 45,000개의 돌 가운데 9,000개가 옛돌인데, 약간 진한 빛을 띤다. 담장을 수리할 때 표시한 새김석도 나왔다. '庚午'란 글씨는 1870년 경오년에 담장을 수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복원 현장에서 발굴한 조선시대 담장의 유구도 전시해 놓았다.

길 양쪽에는 묘목들이 식재됐다. 귀룽나무, 미선나무, 고광나무, 참나무와 소나무, 국수나무 등 우리나라 고유 수종 760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율곡로 터널 /박차영
율곡로 터널 /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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