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부지 담장 헐렸다…7일부터 임시개방
송현동 부지 담장 헐렸다…7일부터 임시개방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10.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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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의 세배…2025년부터 이건희 기증관과 공원 공사, 2027년말 준공

 

서울 종로구 송현동부지는 임시 개방을 하루 앞둔 6일 오랫동안 가로막고 있던 4m의 담장이 모두 헐리고 광장이 시원하게 열려 있었다. 공원 내부는 잔디와 꽃을 심어 놓았다. 서울 도심에 남아 있는 마지막 금싸라기 땅 37,117은 삼성·한진 등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소유하며 개발을 하려 했으나, 문화재 탈레반과 공공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궁궐 옆에는 호텔을 짓지 못한다는 전근대적 근거 없는 사대부의 논리가 먹혀 들어갔다. 이 부지는 미국 정보기관이 박정희 정권을 견제하기 위해 도청하던 곳이기도 하다. 숱한 논란을 겪으면서 이 땅은 결국 잔디밭으로 변해 열린 공원이 되었다.

 

송현동 부지 전경 /사진=서울시청
송현동 부지 전경 /사진=서울시청

 

서울시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 부지를 열린송현이란 이름으로 개방한다. 이 부지에는 2025년부터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공사를 조성해야 하는데, 그 이전까지 임시로 개방하는 것이다.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된 후 공원은 송현문화공원’(가칭)으로 변경된다.

 

송현동 부지 내부 /박차영
송현동 부지 내부 /박차영

 

부지 면적은 서울광장 면적 3배에 달한다. 서울시는 부지 전체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단장을 마치고, 7일 오후 530분부터 일반시민에게 임시개방한다.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의 장벽은 1.2m의 돌담으로 낮아져 율곡로, 감고당길, 종친부길에서 드넓은 녹지광장을 한 눈에 담을 수 있게 된다. 돌담장 안으로 들어가면 광장 중앙에 서울광장 잔디(6,449)보다 넓은 1의 중앙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중앙잔디광장 주변으로는 코스모스, 백일홍, 애기해바라기 같은 야생화 군락지가 조성되었다.

송현동 부지가 100년 넘게 가로막고 있던 경복궁~북촌은 광장 내부로 난 지름길(보행로)을 통해 연결된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쾌적한 보행로를 따라 걷다보면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로 자연스레 이어지게 된다.

서울시는 임시개방인만큼 인위적인 시설을 설치하기보다는 넓은 녹지광장에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다시 돌아온 송현동 부지를 202412월까지 약 2년 간 임시개방한다.이후 (가칭)이건희 기증관과 함께 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시작, 2027년에 완공, 개장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담장 헐린 서울 송현동 부지 /박차영
담장 헐린 서울 송현동 부지 /박차영

 

‘(가칭)송현문화공원‘(가칭)이건희 기증관과의 공간적 경계를 없애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간으로 기능적인 공간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공원 내 어디에서든 시야에 막힘이 없이 서울 도심의 대표 경관자원인 북악산과 인왕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경관 및 공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공원 하부 지하공간에는 통합주차장을 조성해 관광버스 등 불법주차 문제를 해소하고 북촌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의 정주권을 보호할 계획이다.

송현동 부지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 땅이다. 일제강점기에 식산은행 사택이 있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 소유로 넘어가 미군과 미 대사관의 숙소로 쓰였다. 이후 수십 년간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1997년 삼성생명이 이 땅을 미국 측으로부터 사들여 미술관 등 문화 단지를 조성하려다 포기했고, 2008년엔 대한항공이 삼성생명으로부터 매입해 호텔을 지으려 했으나 서울시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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