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익 대변한 3인에게 노벨 경제학상
은행 이익 대변한 3인에게 노벨 경제학상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2.10.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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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필립 딥비그 등…구제금융 당위성 논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전 미국 연준(Fed)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Douglas W. Diamond)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필립 딥비그(Philip H. Dybvig)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교수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세 수상자의 공통점은 금융위기시 은행의 중요성을 연구했다는 점이다. 수상자들은 함께 연구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연구물들이 금융위기시 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상을 나눠 갖게 된 것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 세 명을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경제에서 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시키고, 금융위기 시에 은행 붕괴를 피하는 방법을 연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의 이번 경제학상 수상자 선정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은행의 역할을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발표 내용)

 

왼쪽부터 벤 버냉키,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필립 딥비그 /위키피디아, 각 대학 홈페이지
왼쪽부터 벤 버냉키,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필립 딥비그 /위키피디아, 각 대학 홈페이지

 

은행은 예금자와 대출자 사이에 돈을 중매하는 역할을 한다. 예금자는 언제라도 저축한 돈을 빼내려 하고, 대출자는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대금의 회수를 피하려고 한다. 예금자와 대출자의 괴리가 금융위기 시에 은행 도산으로 나타난다.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은행에 몰려가 돈을 빼내는 현상, 즉 뱅크런(bank run)이 나타나면 은행이 도산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은 적절한 규모의 예치금을 두게 된다. 은행파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예금자와 대출자의 괴리를 메워준다.

수상자 가운데 벤 버냉키는 2007~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에 연준 의장을 역임하며 금융시장을 회복시킨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1983년 논문에서 1930년대 대공황 때에 뱅크런이 은행의 파산에 결정적인 요인이 됐음을 증명하고, 은행의 안정을 유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연준 의장 재직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위기가 터지자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0%로 내리고, 채권을 무제한으로 매입하는 등 파격적 조치를 취했다.

다이아몬드와 딥비그도 뱅크런으로 은행이 파산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두 교수는 정부 또는 중앙은행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에 대한 최종대출자 역할을 제공할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수상자들은 지나치게 은행의 이익만 강조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은행이 파산할 경우 납세자들이 낸 세금을 투입해 살려내는 것이 공정한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남는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가들은 살아남고, 가난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는 모순을 낳았다. 2013년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난 점거운동(Occupy movement)이 이런 주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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