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극 빙하 아래 빙저호 시추한다
정부, 남극 빙하 아래 빙저호 시추한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11.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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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활동 첫 법정계획 수립…세계 6번째 남극 내륙기지 건설, 차세대 쇄빙선 건조

 

놀랍게도 남극대륙이나 그린란드의 빙상 아래에 물로 된 호수가 있다. 이를 빙저호(氷底湖, Subglacial lake)라고 한다. 얼음 아래에 있는 물은 지열(地熱)과 얼음표면에서 사라지는 열 사이에서 균형을 취해서 액체상태를 유지한다.

인공위성 촬영 보스토크호 /위키피디아
인공위성 촬영 보스토크호 /위키피디아

빙저호의 존재는 19세기 말 러시아 과학자 피터 크로포트킨(Peter Kropotkin, 1842-1921)이 예측했다. 그는 얼음의 엄청난 압력으로 그 아래에 있는 물이 얼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1970년대 들어 이론적으로 그 존재가 확립되었으며, 이후 전파음향측심법으로 확인되었다.

남극대륙에만 400개 가까운 빙저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보스토크(Vostok) 빙저호다. 러시아 보스토크기지 주변 얼음 아래 3,700m 정도에 있다. 보스토크 빙저호는 길이 250km, 50km에 면적은 12,500로 경기도 면적만 하다. 최대깊이는 510m에서 900m에 이르며 평균수심은 432m이다. 하늘에서 보아도 호수 위의 지형이 평탄해서 외곽이 표가 난다.

또 목성의 위성 유로파(Europa)에서도 빙저호의 증거가 발견되었다.

 

정부가 확정한 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에 빙저호 시추를 포함시켰다.

정부는 2030년까지 남극 내륙에 세계 6번째로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최적 거점을 기지 후보지로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남극 내륙기지의 최적 거점을 찾아 나서면서 100만 년 전의 공기가 그대로 담겨진 3,000m 깊이의 심부빙하를 시추하는 것에 도전한다. 또한, 빙하의 2,000m 아래에 있는 호수(빙저호)를 시추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유사한 환경(암흑·저영양·고압상태)에서 수백~수천 만 년 동안 고립된 상태로 생존한 미생물의 존재를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빙저호 시추는 세계 최초로 호수를 오염시키지 않는 청정 기술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는 또 2026년까지 15,000톤급의 제2쇄빙연구선인 차세대 쇄빙연구선을 건조하는 계획이 포함되었다. 이 쇄빙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쇄빙능력(1.5m/3노트)을 보유하게 되어, 기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진입하기 어려웠던 북위 80도 이상의 고위도 북극해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된다. 고위도 북극해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에 필수적인 해빙(海氷) 현장 관측, 북극해 공해상의 수산자원 모니터링 등의 연구가 가능하며, 우리나라는 차세대 쇄빙연구선을 기반으로 2027년부터는 아시아 최초로 북극해 국제공동연구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2023~2027) 내용]

이번에 수립한 극지 기본계획은 해앵수산부가 주도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되었으며, 국무회의를 통과해 극지에 관한 최초의 법정계획이 되었다. 이 계획은 남북극을 포괄하고, 과학연구뿐만 아니라 경제활동과 국제협력, 인력양성까지 극지활동 전반을 아우른다.

이번에 확정한 기본계획은 그간의 극지 인프라와 연구성과,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 극지활동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도약한다는 목표에 입각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극지는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극지활동은 우리와 가까이 있다, “대한민국이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극지활동의 선도국가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극 빙저호 보스토크호의 구조 /위키피디아
남극 빙저호 보스토크호의 구조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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