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동 120호 고분은 부부묘였을까
황남동 120호 고분은 부부묘였을까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2.12.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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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피장지 발굴에 이어 키 165cm 넘는 남성 인골 발굴…5세기경 추정

 

문화재청이 경주시 황남동 120 고분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발굴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황남동 120호분의 주인공은 목과 가슴 부근에 금제 가는귀걸이, 유리구슬 가슴걸이, 허리 부분과 그 주변에 은제허리띠, 철제대도 등을 착장했다. 다리 부근에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인골 흔적이 남아 있어 무덤 주인공은 신장 165cm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

한편 머리에서 벗어난 위치에서 은제투조관식과 금동투조관모가 뒤집어진 채 확인되었는데 이는 주인공 머리에 관()을 착장하지 않고 부장 칸 상부에 같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금동제 말갖춤, 은장식 화살통, 운모, 각종 토기류 등 많은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경주 황남동 120호분 함몰부 조사후 전경 /문화재청
경주 황남동 120호분 함몰부 조사후 전경 /문화재청

 

출토유물로 미루어 볼 때, 경주 황남동 120호분의 축조 시기는 황남대총 북분과 천마총 사이인 금관총 단계이며, 5세기 후반 경에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봉분에 산모래가 사용된 점, 은제투조관식과 은제허리띠의 투조 문양이 그동안 신라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양식인 점 등이 확인되면서 신라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학술적 가치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120호분은 봉분지름 28m의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시신을 안치하는 주곽과 부장품을 넣는 부곽으로 이루어진 구조다. 길이 380cm, 너비 165cm인 주곽에는 주검 칸과 부장 칸이 있는데, 주검 칸에는 주인공을 동쪽으로 향하게 넣었고, 주인공 동측에 있는 부장 칸에는 청동다리미 및 각종 토기 등을 같이 묻었다.

주검 칸에는 목관 바닥에 납작한 철 덩이쇠를 깔고 주인공을 안치하였으며, 가장자리에는 석단을 놓았다. 석단 하부에 목질 흔적이 남아 있어 주곽은 목곽임을 알 수 있었다.

 

경주 황남동 120호분 유구현황도 /문화재청
경주 황남동 120호분 유구현황도 /문화재청

 

황남동 120호분은 3개의 봉분이 포개어진 고분이다. 2018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발굴조사에 착수해 120호분의 주변부인 120-1, 120-2호분 조사는 2021년에 완료되었다. 특히 120-2호분에서 금동관, 금동관모, 금제 태환이식, 유리구슬 가슴걸이, 은제허리띠, 은제팔찌, 은제반지, 금동신발 등 화려한 장신구를 착장한 여성으로 추정되는 피장자가 발굴되어, 중심분인 120호분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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