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과 지혜의 상징…불사약을 만드는 동물로 장수를 기원
고궁박물관이 ‘토끼의 해’ 2023년을 맞아 2일 박물관 1층 상설전시장에서 ‘토끼와 까마귀가 새겨진 은 주전자(銀鍍金日月甁)’를 1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공개했다.
은 주전자는 궁중 연향이나 제례 때 술이나 물을 담아 따르는 용도였다. 유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몸체 전체를 은으로 만들었고, 문양과 뚜껑 일부만 금으로 도금했다. 바닥에는 십실(十室)이라는 글자가 한글과 한자로 새겨져 있고, 몸체 앞, 뒤, 중앙에는 각각 세발까마귀와 방아 찧는 토끼가 새겨져 있다. 연꽃봉오리 모양의 뚜껑에는 복이 들어옴을 뜻하는 박쥐를 새겼다.
토끼는 예로부터 다산과 지혜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또 서왕모와 얽힌 고대 설화에서 먹으면 죽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는 약인 불사약을 만들기 위해 달 속에서 방아를 찧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토끼는 달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이 유물은 고종대 기록물인 진찬의궤, 진연의궤 등에도 동일한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왕실 연향에 사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궁박물관은 <은 주전자> 이외에도 달과 토끼가 그려져 있는 <월기> 등 토끼와 관련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박물관 유튜브에서 해설영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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