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14세 시절의 철가면은 누구인가
루이 14세 시절의 철가면은 누구인가
  • 김현민 기자
  • 승인 2023.03.02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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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위고, 보아고베의 소설, 헐리웃 영화로 각색…국왕 친척 등 다양한 견해

 

프랑스 절대군주 루이 14세 시절에 바스티유 감옥에 철가면이 수감되어 있었다는 스토리는 작가들에게 많은 상상력을 낳았다. 이 화제는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가 1771년 저서에서 철가면을 쓴 죄수가 루이 14세 국왕의 사생아 형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관심을 증폭시켰다.

역사학자들이 고증에 나섰지만 그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철가면의 주인공은 1669718일에 체포되었고, 17031119일에 사망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었다. 수감자는 파리의 바스티유 감옥에서 주로 갇혀 있었고, 이탈리아 국경 근처인 알프스의 피네롤 요새 등 4곳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이 죄수에게는 전담 간수 한명이 배정되어, 그가 옮겨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고 한다.

 

철가면의 사나이(1789) /위키피디아
철가면의 사나이(1789) /위키피디아

 

간수 이외에 그를 본 사람은 없다. 실제로 그는 철가면(Iron Mask)을 뒤집어 쓰지는 않고 벨벳 가면을 썼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공식기록에는 감옥 내에서 가면을 쓰지는 않았고, 다른 감옥으로 이송할 때, 교회에 갈 때에만 가면을 쓰게 했다고 한다.

철 가면이든 벨벳 가면이든 그 가면을 쓴 주인공은 누구일까. 어떤 인물이길래 간수 한 사람에게 34년간 맡기고, 외부에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을까. 가면에 가려진 주인공에 대해 구구한 설이 등장한다.

절대군주 루이 14세의 아주 가까운 친척이라는 설이 다수를 이룬다. 국왕의 쌍둥이 형제라는 설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상상력을 자극해 소설이 되었고, 뒤마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아이언 마스크’(1998). 왕비가 신하와 불륜으로 쌍둥이를 낳고, 그중 하나가 루이 14세로 왕이 되고 다른 형제 필립이 철가면을 쓰고 지하감옥에 갇힌다는 내용이다.

루이 14세의 생부가 철가면의 주인공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이 14세는 어머니의 불륜으로 낳은 사생아이므로 왕위계승의 정통성을 감추기 위해 생부에게 철가면을 뒤집어 씌워 감옥에 가뒀다는 가설이다. 이외에도 프랑스 장군이라는 설, 영국 국왕 찰스 2세의 아들이라는 설, 이탈리아 외교관이라는 설 등이 있다.

워낙 비밀에 휩싸여 있어 철가면은 작가들의 좋은 소재가 된다. 뒤마 이외에도 장발잔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철가면을 주제로 소설을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포르튀네 보아고베(Fortuné du Boisgobey)가 쓴 철가면이 번역되었다. 원제는 생 마르 씨의 두 마리 티티새’(Deux Merles de Monsieur de Saint-Mars, 1878).

 

철가면의 죄수가 갇혀 있었다는 프랑스 알프스 피네롤 요새 /위키피디아
철가면의 죄수가 갇혀 있었다는 프랑스 알프스 피네롤 요새 /위키피디아

 

보아고베의 소설도 루이 14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정의감과 애국심에 불타는 청년기사 모리스는 루이 14세 시절의 재상 르부아(Louvois),가 권력을 휘두르며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그를 처단하기로 마음 먹는다. 모리스는 동료들과 결사대를 조직하고 르부아를 기습하는데, 배신자가 발생한다. 모리스는 행방이 묘연해진다.

모리스의 약혼녀 방다가 동료들을 규합해 모리스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바스티유 감옥에 갇힌 철가면 죄수의 소문을 듣는다. 방다와 결사대 동지들은 철가면의 정체를 확인하며 모리스의 구출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철가면 삽화(1872) /위키피디아
철가면 삽화(1872)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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