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형제 고 김봉학 일병, 73년만에 귀환
호국의 형제 고 김봉학 일병, 73년만에 귀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3.1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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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에서 유해 발굴, 올해 첫 신원 확인…동생 고 김성학 하사도 춘천지구 참전

 

2011년 강원도 양구군 월운리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 김봉학 일병으로 확인되었다.

국방부는 고 김봉학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310일 대구광역시 동구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개최했다. 김봉학 일병의 유해는 올해 처음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고인의 유해는 세 차례에 걸쳐 온전하지 않은 형태로 수습되었다. 2011년 처음으로 머리뼈와 오른쪽 정강이뼈 등이 수습되었으며, 이후 1차 발굴지점에서 약 20~70m 떨어진 곳에서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의 발굴을 통해 넙다리뼈 등 2점이 추가로 수습되었다. 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다량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유해와 함께 발견된 M1카빈 소총 탄피와 수류탄 안전핀 등의 유품을 통해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김일병의 신원확인은 2021년 대구·경북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군 협업 유가족 집중 찾기 기간 중 육군 제50사단 소속인 서구 평리1동대 송영욱 예비군 지휘관이 국군유해발굴감식단에서 받은 지역별 전사자 명부를 통해 고인의 친동생 김성환 옹(81)의 소재를 찾아 시료를 채취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고인의 유해와 채취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형제 관계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고 김봉학 일병의 소속은 국군 제5사단으로 추정되며, 피의 능선 전투(1951. 8. 18.~9. 5.)에 참전 중 전사했다.

고인은 1923910, 대구광역시 서구에서 34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에 생계가 여의치 않아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어린 나이 때부터 집안의 가내 수공업을 도우며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했다.

19508월에는 군에 입대 후 5사단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피의 능선 전투에 참전했다. 피의 능선 전투는 5사단 35·36연대와 미 2사단 9연대가 북한군이 탈환했던 양구 동면 수리봉 일대의 고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로, 우리 군은 고지를 탈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고인은 195195, 27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고 김봉학 일병의 친동생은 국군 제8사단 소속 고 김성학 하사로 강원 춘천지구에서 전사해 먼저 수습되었다. 이는 6·25전쟁 당시 위기에 처해 있는 조국을 위해 청춘과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바친 한 집안의 형제가 뒤늦게나마 넋이 되어 만날 수 있게 된 애틋한 사연이다.

고인의 친동생 김성환옹은 살아생전은 물론이고 죽어서도 사무치게 그리워할 형님을 뒤늦게라도 찾게 되어 꿈만 같다라며 형님을 찾기 위해서 고생하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2011년 7월 19일 강원도 양구 월운리 수리봉에서 발굴된 고(故) 김봉학 일병 유해의 최초 식별 당시 모습 /사진=국방부
2011년 7월 19일 강원도 양구 월운리 수리봉에서 발굴된 고(故) 김봉학 일병 유해의 최초 식별 당시 모습 /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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