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건원릉 억새 예초에 시민참여
4년만에 건원릉 억새 예초에 시민참여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3.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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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날인 4월 6일에 청완예초의 거행…올해부터 관람객 참여 재개

 

46일 한식(寒食)을 맞아, 오전 930분부터 경기도 구리 동구릉 내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靑薍, 청완)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靑薍 刈草儀)가 거행된다.

청완 예초의는 봉분의 억새를 베는 예초의’(刈草儀)1년간 자란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로 진행한다. 제사 후에는 조선왕릉 제향(祭享)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복(飮福) 행사도 함께 열린다.

특히, 그동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반 관람객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의식을 최소화해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4년만에 다시 관람객이 참여하는 가운데 진행된다.

 

예초의 거행 모습(2022) /문화재청
예초의 거행 모습(2022) /문화재청

 

조선조 왕릉에는 대개 잔디가 덮여 있다. 하지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1335~1408)의 무덤 건원릉(健元陵)에는 억새가 심어져 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이성계는 자신이 죽으면 둘째부인 신덕왕후가 묻혀 있는 정릉에 합장하기를 원했다. 아들인 태종 이방원(李芳遠)은 신덕왕후를 무척 미워했다. 이성계는 자신이 죽으면 태종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고향인 함경도 함흥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 하지만 태종은 아버지의 유언을 따르자니 제사를 지내러 멀리 함흥까지 가야하고, 아버지의 유언을 거스르자니 불효가 되었다. 이때 영특한 신하들이 타협점을 찾아냈다. 함흥에서 흙과 억새를 가져다 봉분을 덮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태조의 능에 억새가 심어졌다.

조선왕실은 매년 한식에 건원릉 봉분의 억새를 자르는 청완예초의를 거행했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듬해인 2010년부터 매년 한식날에 억새를 베는 청완 예초의를 거행하고 있다. 청완예초의는 조선왕릉중 건원릉에만 유일하게 거행되며, 관람객은 누구나 참여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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