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놀란 산림녹화 50년…탄소중립의 효자
세계가 놀란 산림녹화 50년…탄소중립의 효자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4.04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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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새마을운동과 함께 추진, 100억 그루 이상 심어…해외에서도 학습

 

세계가 놀라는 우리나라의 성과 가운데 산림녹화사업이 있다. 일제말기부터 인구가 증가하고 전쟁물자 조달, 6·25전쟁을 치르면서 우리의 산림자원은 황폐화되었다. 해방직후 모두들 가난했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못하고 산에서 화목을 채취해 아궁이에 집어 넣었다. 우리나라 특유의 온돌문화는 전국의 산지를 민둥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를 구하러 점점 더 먼 곳으로 가야 했다.

산에 나무가 사라지면서 부작용이 커져 갔다. 조금만 비가 와도 홍수가 나 토사가 밀렸고, 하상이 논보다 높아졌다. 큰 비만 오면 제방이 터지고 전답이 매몰되었다. 조금만 가물어도 하천에는 물이 흐르지 않고 논밭이 갈라졌고, 약한 바람에도 황토먼지가 뿌옇게 날렸다. 숲이 사라지며 짐승들도 줄어들었고, 국토의 사막화가 우려되었다.

 

국토녹화사업에 동원된 학생들(1959) /국가기록원
국토녹화사업에 동원된 학생들(1959) /국가기록원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1964년 서독 방문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유럽의 우거진 숲을 보고는 우리나라 산들이 푸르게 변할 때까지 다시는 유럽 땅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농지도 좋고 공업도 좋지만 산이야말로 우리 국토의 지붕이란 생각으로 본격적인 식목사업을 전국적으로 벌여나갔다. 정부 차원에서 치산(治山) 7개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산림해충방제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고, 대통령비서실을 중심으로 산림복구종합계획을 수립해 해당부처로 내려 보냈다.

1967년 산림청이 발족돼 식목과 조림 등 모든 치산녹화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되었다. 이후 산림청은 내무부 산하로 이관되어 경찰력과 지방행정조직을 활용해 산림녹화사업을 추진했고, 산림청장에게 헬리콥터까지 제공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제1회 사방의 날(1960) /국가기록원
제1회 사방의 날(1960) /국가기록원

 

박정희 정부는 새마을사업을 추진하며 산림녹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1973년부터 1982년까지 국토녹화 10개년 계획의 목표는 1982년까지 모든 국토를 녹화한다는 것이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국민의 참여, 경제수림 조성, 속성수 조림의 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학생들이 동원되고 새마을 지도자들이 주민들에게 나무심기를 독려했다. 정부는 산림경찰을 조직해 나무를 지고 오는 사람을 잡아 벌을 주었다.

유신정부의 효율성은 산림녹화의 목표를 앞당겼다. 110개년 계획의 목표는 4년 앞당겨져 1978년에 달성되었다. 속성수가 강조되는 바람에 아카시아, 갈참나무가 황무지에 심어졌고, 헐벗은 국민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기 위해 감나무, 밤나무, 호두나무, 잣나무 등 유실수가 장려되었다. 지금도 등산하다 산속 깊은 곳에 과실이 주렁주렁 열린 나무들이 자주 보이는데, 이때 심어진 것들이다.

 

전국산림대회(1963) /국가기록원
전국산림대회(1963) /국가기록원

 

산림청에 따르면, 1973년 치산녹화계획을 수립한 이래 50년 동안 100억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어졌다고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토녹화사업 50년에 걸쳐 산림의 공익기능 가치는 2020년 기준으로 25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 평가액은 이전 2018년 기준 평가액 221조원에서 38조원(16.9%)이 증가한 금액으로, 2020GDP 1,941조원의 13.3%, 농림어업총생산 34.3조원의 8.1배에 해당한다.

1960년 이후 약 12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산림의 전체 나무부피(임목축적)14배나 증가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국민은 울창한 산림으로부터 1인당 연간 499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

 

강원 인제 자작나무숲 /산림청
강원 인제 자작나무숲 /산림청

 

우리나라만큼 등산객이 많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 서울 근교는 물론 전국 어딜 가나 주말에는 산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우리 강산이 푸르게, 푸르게된 것은 불과 5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50년 동안에 녹화사업이 성공해 숲을 잘 가꾼 것이 해외에도 알려져 지금은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숲을 배우러 오고 있다.

올해도 산림녹화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 서울 남산 면적의 74배에 달하는 22천여ha4,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엔 가뭄과 홍수를 극복하기 위해 나무를 심었지만, 지금은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지구적 차원의 환경보호가 나무심기의 목적에 추가되었다.

산림청은 국토녹화 50주년을 맞아 국토녹화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킬 것을 추진중이다.

 

전남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숲 /산림청
전남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숲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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