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아슈라마가 가르치는 인생철학
인도 아슈라마가 가르치는 인생철학
  • 김현민 기자
  • 승인 2023.04.08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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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4단계에 필요한 덕목 제시…현대인의 삶에도 되새겨볼 필요성

 

인도역사에 베다(Veda)시대는 아리아인이 원주민을 정복한 이후 불교가 등장하기 이전의 BC 1,500~BC 600년의 시기를 말한다. 베다시대에 만들어진 사상이 힌두교의 뿌리이며, 인도인들의 정신적 원류를 형성한다.

 

인도의 인생 4주기를 그린 삽화 /saiprakashana.org
인도의 인생 4주기를 그린 삽화 /saiprakashana.org

 

후기베다 시대에 인생을 4단계로 나누는 사상이 대두했다. 인생을 길게 100년으로 보았을 때 25년씩 4개의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4주기는 범행기(梵行期, brahmacarya), 가주기(家住期, grhasthya), 임서기(林棲期, vānaprastha), 유행기(遊行期, Sannyasa). 이 네 단계의 인생을 아슈라마(Āśrama)라고 한다.

첫 번째 브라흐마차리아는 태어나 약 25세까지인데, 스승 앞에서 베다 경전과 삶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기다. 이 시기의 인간은 스승과 함께 생활하면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 전반에 대한 지식과 제의, 사회인으로서의 의무 등을 배운다.

두 번째 단계, 즉 그르하스타는 집에 돌아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시기다. 이 시기에 자손을 낳고 기를 뿐 아니라 사회 전바네서 자신이 행해야 할 여러기자 공공의 의무도 수행한다. 25세 이후 50세 정도까지의 시기로 본다.

세 번째는 바나프라스타로, 은둔기다. 사회적 의무에서 벗어나 부인과 함께 숲속으로 은퇴한다. 높은 진리를 추구하며 종교적 수행을 하는 연령대로 50대 이후 70대 초반까지다.

마지막이 사냐사인데, 세속적 욕망을 완전히 차단하고 수행에만 매진하며 죽음을 맞느느 시기다. 세속과 단절하고 어머니와 같은 갠지스강으로 돌아가 영적 성취를 이룬다.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인생 네 단계는 오늘날 인도인에게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만 지금은 브라만 계급을 위주로 실천되며, 대다수 힌두교도들은 2단계인 가주기까지만 실천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2단계까지는 일반적인 삶이라고 할수 있다.

지금도 인도에서 전통적인 암자 시설을 말할 때 아슈라마(asrama) 또는 아슈람이라고 한다. 주로 고행자들의 수도원 역할을 하며 구루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학교 시설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도 전통적인 암자 아슈람 /위키피디아
인도 전통적인 암자 아슈람 /위키피디아

 

흥미로운 사실은 인생에 네 가지 덕목이 있는데, 각 단계에 맞게 덕목이 적용된다.

첫째 덕목이 물질, 권력, 지위 등의 성취를 의미하는 아르타(Artha). 다음이 육체적 물질적 쾌락과 환의를 의미하는 카마(Kama). 성적 요구도 카마에 해당한다. 세 번째는 다르마(Dharma)로 우주의 근본질서이며 인간이 따라야 할 윤리적 규범이기도 하다. 마지막 고도의 해탈 단계가 모크샤(Moksha). 윤회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경지인데 인생 덕목 중 으뜸가는 목표이자 구원의 단계다. 이 네 덕목을 푸르샤르타(Purushartha)라고 한다.

인생 4주기에 푸르샤르타 네 덕목이 단계별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첫단계인 학습기에서 세 번째 임서기까지 아르타, 카마, 다르마가 적용되고, 네 번째 유랑기 단계에 모크샤가 적용된다고 본다.

 

기원전의 고대에 인간의 평균적 삶은 50세를 넘지 못했다. 그때 정해진 이 인생 법칙이 백세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그렇게 잘 맞을까. 공부하느라 20대 중반을 훌쩍 넘고, 50살을 넘으면 직장에서 나와야 한다. 이후 인생은 임서기와 유랑기다. 세속에서 벗어나 공부를 하고 해탈을 하야 할 시기다. 노후에 그 많은 세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가 우리 시대의 과제다. 싯타르타 이전에 형성된 인도철학에서 현대인의 삶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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