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인 개념 제기한 언어학자 윌리엄 존스
아리아인 개념 제기한 언어학자 윌리엄 존스
  • 김현민 기자
  • 승인 2023.05.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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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근무하면서 산스크리트어 연구…“인도어와 유럽어가 같은 뿌리” 주장

 

영국인 윌리엄 존스(1746~1794)는 인도유럽어(Indo-European languages)라는 개념을 정리한 사람이다. 인도유럽어에는 영어, 인도 우르두어, 벵갈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펀잡어, 페르시아어를 포함한다. 전세계 인구의 46%32억명의 모국어가 인도유럽어이며, 그 갈래가 445개에 이른다. 이중 3분의2313개가 인도-이란어 계통이라고 한다.

인도유럽어의 개념은 윌리엄 존스에 앞서 유럽인들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자기네들 언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관심을 갖고 있었다. 1583년 인도 고아에 온 제주이트 선교사들이 형제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도어와 그리스어나 라틴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상인도 산스크리트어와 라틴어가 비슷하다는 메모를 보내기도 했다. 1647년 네덜란드 언어학자 마르쿠스 주에리우스(Marcus Zuerius van Boxhorn)가 유럽어와 아시앙어가 비슷하다는 ㄷ가설을 내놓았으나,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언어학계의 진도를 뽑아내지는 못했다. 비교언어학(philology)에 대한 개념은 윌리엄 존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정리되었다.

 

윌리엄 존스 /위키피디아
윌리엄 존스 /위키피디아

 

윌리엄 존스(William Jones)174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윌리엄 존스는 자신의 이름을 아들에게 물려주었는데, 원주율에 π(파이)라는 개념을 정리한 당대 유명 수학자로서 아이작 뉴턴, 에드먼드 핼리 등과 아주 가까운 친구였다.

윌리엄 존스는 어려서 언어 감각이 뛰어난 천재성을 보였다. 10대에 영어, 웨일스어, 그리스어, 라틴어, 페르시아어, 아랍어, 히브리어 등 8개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했고, 다른 8개 언어도 사전만 있으면 해독이 가능했으며, 또다른 12개 언어도 뛰어났다고 한다. 한자도 기본은 배웠다.

옥스퍼드를 나와 귀족 자제들에게 과외 선생을 하고 번역작업을 했는데, 23살이던 1770년 페르시아 역사를 프랑스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 번역이 덴마크 왕의 눈에 들어 덴마크 왕립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얻었다. 그는 중동의 페르시아어, 아나톨리아어를 공부하면서 많은 저술을 쏟아냈다.

 

그는 뒤늦게 법학을 공부해 37세가 되던 1783년에 인도 캘커타의 벵갈 최고법원 판사로 부임했다. 판사는 생계수단이었고, 그의 관심은 인도어에 쏠려 있었다. 인도에 온지 6개월만에 그는 아시아 언어와 문화를 연구하는 단체로 아시아학회(The Asiatic Society)를 창립했다.

그는 인도 문화에 매료되었다. 그는 힌두교 경전 베다(Veda)를 통해 산스크리트어를 배웠고, 고대 인도어가 그리스어와 라틴어와 비교해 문법과 어휘 면에서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산스크리트어를 연구한지 2년만에 책을 출간했는데, 그 책이 비교언어학의 출발이 된 기념비적인 서적이다. 1786년 그는 자신이 창립한 아시아학회 3주년 세미나에서 산스크리트어에 관한 유명한 주제를 발표했다.

산스크리트어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리스어나 리탄어보다 더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산스크리트어, 그리스어, 라틴어의 세 언어는 문법 구조가 같고 동사의 뿌리가 같다. 산스크리트어와 고대 페르시아어도 비슷한 어원구조를 가지며, 같은 가족일 가능성이 있다.”

존스는 아리아인이라는 개념을 설정했다. 고대 어느 시점에 중앙아시아에 아리아인들이 살았는데, 이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며 인도, 페르시아의 지배자가 되었고, 서쪽으로 이동해 유럽인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존스의 아리아인 이동설은 후에 독일 아돌프 히틀러에게 영향을 주어 아리아인 우월론의 뿌리를 형성했다.

 

인도유럽어의 분포 /위키피디아
인도유럽어의 분포 /위키피디아

 

라틴어를 자기네 언어의 조상으로 보았던 유럽인들에게 식민지 인도의 고대언어를 라틴어보다 더 오래된 언어라고 한 존스의 견해는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논리는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고, 존스는 비교언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창시하는 인물이 되었다.

존스는 처음에 중국어, 일본어, 이집트어도 같은 어군에 포함시키고, 슬라브어와 힌두스탄어(아프간)를 별도의 언어로 보아 제외했다. 하지만 이 견해는 후대 언어학자들에 의해 오류로 지적되었다.

인도유럽어란 용어는 1813년 영국인 언어학자 토머스 영(Thomas Young)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영은 서유럽에서 인도북부까지 하나의 어군으로 묶었는데, 윌리엄 존스의 견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후 윌리엄 존스는 인도의 대표적인 고대문학인 칼리다사의 희곡 샤쿤탈라 아씨의 반지’( Abhijñã-masākuntalam, 1789)를 번역, 유럽에 소개했다. 만년에는 마누법전’(Institutes of Manu, 1794)을 번역하고, ‘인도 고대법의 적요’(Digest of Hindu Law, 1800)를 번역했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

 


<참고한 자료>

Wikipedia, William Jones (philologist)

Wikipedia, Indo-European langu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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