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는 우리민족의 뿌리였던 부여족이 발원했던 곳이고, 고구려의 영토였다. 고구려의 후예가 건국한 발해도 200여년간 만주의 주인이었다. 그후 여진족은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여러 나라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고, 만주족의 침략으로 병자호란을 당했다. 근대기에 러시아가 시베리아로 진출하면서 만주는 한반도 긴장요인이 되었고, 일본은 한반도를 집어삼킨 이후 만주에 괴뢰국을 세웠다. 2차 대전후 소련이 만주를 점령하는 기간에 북한 공산정권이 수립되었다. 6·25 때 밀려온 중공군은 만주 주둔군이었다. 조선말 이후 일제 기간 동안에 조선사럼들이 대거 만주로 이민갔으며, 독립운동의 근거지가 되었다. 지금도 만주에는 조선족들이 살고 있다. 만주는 우리 역사에서 뗄수 없는 관계에 있다.

 

만주(滿洲)라는 말은 정치적, 역사적 단어다.

중원을 지배하던 한족정권은 주변 이민족을 비하하면서 동북 민족을 여진(女眞) 또는 여직(女直)이라고 칭했다. 유교적 관념, 도교적 관념에서 ‘계집 녀’(女)는 비칭(卑稱)이다. 여진족은 스스로를 주센(諸申 또는 珠申)이라고 썼다고 한다.

16세기말 누르하치가 건주여진에서 세력을 얻어 후금(後金)이란 나라를 세운후 자신들의 종족 명칭을 만주(滿住)라는 명창을 사용했다고 한다. 청나라의 역사서인 만주원류고에는 만주라는 말은 만주사리(曼珠師利에서 나왔고, 이는 티벳어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에서 파생했다고 쓰여 있다. 누르하치가 몽골족을 안으면서 몽골족의 종교인 티벳불교에서 민족명을 따온 것이다.

누르하치 시절에만 해도 만주란 단어가 대중화하지 못했다. 누르하치를 이어 홍타이지가 왕위에 오르면서 몽골 차하르에서 몽골의 대원(大元)의 전국새를 얻어 만·몽·한 3족의 지지를 얻어 1632년 황제에 즉위했다. 홍타이지는 나라 이름을 대청국으로 바꾸고, 칙명으로 주센(여진)이란 글자를 금지하고 만주라는 말만 쓰도록 했다. 더 이상 여진족이 아니라 만주족으로 불러달라는 것이다. 아울러 만주의 범위를 자신이 지배하는 건주여진을 넘어 전체 만주족 거주지역으로 확대했다. 이후 청제국이 중국을 지배하던 시절에 만주족과 만주지역이란 용어는 일반화되었다.

 

 

만주라는 지역명이 사용되기 전에 한족정권은 요동(遼東) 또는 관동(關東)이라고 했다. 랴오허(遼河) 동쪽, 산해관(山海關)의 동쪽이란 의미였다.

1934년 일본이 중국 동북지방에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를 데려와 ‘만주국을 수립했다. 만주국의 실권은 일본의 관동군 사령관이 쥐었으며, 중국인 황제와 관리들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만주국은 일본 패망과 함께 소멸되고, 그 지역에 소련군이 진주했다.

중공 정권이 만주를 돌려받은 후 만주란 단어를 싫어했다. 일제 점령의 냄새가 났고, 만주족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국은 만주란 표현 대신에 동북지역이란 표현을 쓴다.

우리나라에선 만주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다. 굳이 중국의 표현을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Manchuria’로 표기한다.

 

만주의 범위도 시대에 따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청날 초기의 황제들은 만주족 거주지역 모두를 포함했다. 지금의 연해주와 러시아의 시베리아 남부지역까지 만주에 포함되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지금의 만주는 내만주, 러시아 땅 연해주는 외만주라고 했다. 외몽골과 내몽골의 관계와 비슷하다.

 

 

중국 행정구역에 내몽골이 만주 안쪽으로 깊이 파고 들어와 있다. 1949년 내전이 종식된 이후 중공 지도부는 내몽골 공산주의자들의 도움을 보답하는 차원에서 내몽골 자치구의 영토를 확장해 주었다. 서쪽 간쑤·닝샤의 몽골족 거주지역 일부와 헤이룽장성의 후룬베이얼(呼倫貝爾)을 떼서 내몽골에 붙였다. 헤이룽장성의 후룬베이얼의 면적은 26만㎦로.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넓다. 후룬베이얼을 가져가면서 내몽골(네이멍구)의 전체 면적은 118만㎢로 한반도의 6배나 될 정도로 넓어졌다. 따라서 중국 영토를 기준으로 할 때, 만주는 지린, 랴오허,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다 내몽골 일부를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