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뿌리가 형성된 쑹화강
우리민족의 뿌리가 형성된 쑹화강
  • 김현민 기자
  • 승인 2023.06.0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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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 중심부를 흐르는 헤이룽강 지류…고대 부여의 젖줄, 중국 동포의 거주지

 

중국 쪽에서 백두산을 올라가면 만나는 곳이 장백폭포다. 일명 비룡폭포라고도 하는 이 폭포가 천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수직절벽을 따라 떨어지는 것으로, 이 물이 흘러흘러 쑹화강을 이루고 아무르강을 만나 태평양으로 나아간다.

쑹화강(松花江)은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해 북서쪽으로 흘러 지린성 북서단의 싼차허(三岔河)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넌강(嫩江)을 만나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흐르는 1,960km의 강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흐르는 헤이룽강(黑龍江, 아무르강)의 지류로, 중국 7대 강의 하나로 꼽힌다. 유역면적은 557,180,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3배에 이른다. 한마디로 광대한 만주평야를 적시는 젖줄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중국 동북지역 지린(吉林)과 헤이룽장(黑龍江) 두 성을 관류한다.

만주어로 쑹화강을 숭가리강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늘의 못’(天池)에서 흘러내린 강이란 뜻이다.

 

쑹화강의 흐름 /위키피디아
쑹화강의 흐름 /위키피디아

 

쑹화강 유역은 중국 굴지의 농업지대로, 흑토지대를 이루고 있다. 옥수수, 수수, , 조 등의 주산지다. 최근엔 논농사도 이뤄지고 있다. 화강 유역에는 고대부터 인류가 거주했고, 그 중 하나가 우리민족의 시원인 부여(夫餘).

삼국유사 북부여조천제가 흘승골성(訖升骨城)에 내려왔는데, 다섯 마리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왔다. 도읍을 세우고 왕이라 칭하고는 국호를 북부여라 하고 자기 이름을 해모수(解慕漱)라 하였다고 쓰여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내용을 풀이하면, 고구려는 부여에서 갈라졌고, 백제는 고구려에서 갈라졌다. 따라서 부여는 고구려와 백제의 뿌리다. 충청도 부여가 멀리 만주 쑹화강에서 건너온 이름이라는 역사의 추론이 가능하다.

신화를 뒷받침해줄 유물들이 쑹화강 유역에서 발굴되고 있다. 역사학자 이종수(단국대)는 논문 松花江유역 初期鐵器文化의 변천과 夫餘文化 성립과정 고찰’(2013)에서 부여 건국세력은 넌강 하류지역에서 평양고분식 유적군을 조영했던 세력이며, 이들 중 일부가 내부 갈등을 피해 제2송화강 중류 일대로 남하해 부여를 건국했다고 했다. 쑹화강은 부여인에게 삶의 터전이였고, 주요 교통로였다.

 

겨울 쑹화강의 상인들 /위키피디아
겨울 쑹화강의 상인들 /위키피디아

 

쑹화강은 여러 지류들을 포함하고 있다. 넌강과 만나는데 이어 이란(依蘭)에서 무단강(牧丹江)과 합쳐진다. 넌강은 쑹화강의 최대 지류로 헤이룽장성 중부를 흐르며, 다싱안령(大興安岭) 북쪽 기슭에서 발원해 남으로 흘러 쑹화강과 합류한다. 무단강은 지린성의 무단링(牡丹嶺)에서 발원해 북쪽으로 흐르는 지류로, 전장은 726에 달한다. 무단강은 큰배의 항행이 가능한 국제하천으로, 쑹화강·아무르강을 통해 하바로프스크나 오호츠크해 등으로 수운을 연결하고 있다.

쑹화강은 만주 최대의 내륙수로로 하얼빈이 수상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얼빈에서 하류로 기선의 항행이 가능하고, 그 상류로 지린까지 범선이 다닐 수 있다. 겨울에는 5개월(11~4) 정도 하천이 얼어붙기 때문에 배의 운항이 끊어진다. 이 때엔 썰매가 이용된다. 그럼에도 겨울철에 오래 결빙하는 아무르강보다 강의 효율성이 높다. 주된 수송물자는 농산물과 임산물이며, 하얼빈을 비롯해 ·자무쓰 등 공업도시가 쑹화강의 수상교통을 이용해 발달했다.

 

지린시의 상고대 /위키피디아
지린시의 상고대 /위키피디아

 

쑹화강 상류에는 창바이산맥이 흐르는데, 유역에 삼림이 무성하다. 상류지역엔 유량이 풍부해 수력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쑹화강에 여러 개의 대형 수력 발전소를 건설했다.

지린시 우쑹(霧淞)은 중국 4대 자연경관의 하나로 꼽히는데, 한겨울에 쑹화강변 나무에 서리꽃이 옥처럼 투명하게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지린에서 상고대를 구경하는데는 "밤에 자욱한 안개를 보고, 아침에 나무에 낀 하얀 서리꽃을 보며 점심에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꽃을 보는" 세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쑹화강을 끼고 발달한 도시로는 하얼빈시, 자무쓰시(佳木斯市), 쑹위안시(松原市), 지린시(吉林市)를 들수 있다. 중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주로 쑹화강 주변에 몰려 살고 있다. 지린시가 그 중심에 있다. 일제 시대에 독립운동이 전개된 곳이기도 하다. 쑹화강이 민족의 시원이자, 현재기기도 한 이유다.

 


<참고한 자료>

Wikipedia, Songhua River

松花江유역 初期鐵器文化의 변천과 夫餘文化 성립과정 고찰, 이종수, 2013, 단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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