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의 영토였던 만주 흥개호
발해의 영토였던 만주 흥개호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06.1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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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로 유명한 만주 촤대 담수호…1860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경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동남쪽과 러시아 연해주 사이에 큰 호수가 하나 있는데, 중국측에선 싱카이(Xingkai), 러시아에선 항카(Hanka)호라고 부른다. 우리는 한자 원음 그대로 흥개호(興凱湖)라고 부르면 좋을 듯하다.

흥개호는 당나라 시대에 미타호(湄沱湖)라 불리었다. 발해가 이 일대에 거주하던 월희말갈(越喜靺鞨) 등 여러 말갈부락을 정복해 회원부(懷遠府)와 안원부(安遠府)를 설치했다. 미타호는 발해 시대에도 붕어로 유명했다. 신당서에 발해의 주요산물로 미타호즉(湄沱湖鯽)을 들었다. ()은 붕어를 말한다. 이 호수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조공품으로 상납되어 중국 황제나 만주족 군왕의 식탁에 올라갔다고 한다. ()나라 시대에는 악기 월금(月琴)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북금해(北琴海)라고 불리다가 청조에 이르러 흥개호로 불렸다.

청나라 시절엔 만주족의 고향으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 봉금(封禁) 지역이었으나 청조 말기에 금지령을 풀어 사람들이 호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러시아인들이 남하하면서 일부 거주지를 형성했다. 1860년 베이징 조약에서 청과 러시아는 이 호수를 경계로 국경을 그었다.

1868년 러시아 지리학자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Nikolay Przhevalsky)가 호수를 방문해 후세에 호수의 동식물 및 동식물,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를 남겼다. 1902년엔 러시아 탐험가 블라디미르 아르세녜프(Vladimir Arsenyev)가 이 일대를 탐험했다.

 

물고기로 유명한 담수호, 철새 도래지…1860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경계
물고기로 유명한 담수호, 철새 도래지…1860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경계

 

흥개(興凱)는 만주어로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뜻이고 한다. ·서쪽에서 많은 하천이 흘러들어 호수를 이루고, 호수의 동북쪽으로 쑹아차허(松阿察河)가 빠져나가 우수리(烏蘇里)강과 합류한다. 지각변동으로 땅이 함몰되어 형성된 담수호다.

흥개호는 두 개로 나눠져 있다. 대흥개호는 면적 4,380에 이르며, 호수면 해발 69m, 평균수심 45m, 최대수심 7.03m이다. 북부의 약 4분의 1이 중국 헤이룽장성에 속하고, 남부의 약 4분의 3이 러시아의 연해주(프리모르스키주)에 속한다.

대흥개호 북쪽 기슭에 사주에 의해 분리된 소흥개호가 동서로 길게 놓여 있다. 동서 길이가 약 35이고 남북 넓이가 약 4.5이며, 면적은 약 140이며 가장 깊은 곳은 4~5m이다.

두 호수를 합치면 제주도의 2.5배 정도 되며, 만주에서 가장 큰 호수다.

 

흥개호 항공사진(2007) /위키피디아
흥개호 항공사진(2007) /위키피디아

 

흥개호는 플랑크톤이 많은 부영양호로, 예로부터 물고기가 많이 잡혔다. 물고기가 많아 동북아시아 굴지의 철새 서식지다. 매년 4월이면 동남연해와 발해만 및 대만 등에서 철새들이 날아온다. 철새 종류는 총 1639190종에 달한다. 중국정부는 흥개호 일대를 자연보호구로 지정했다. 1996년에 중국과 러시아는 이 호수의 자연 보호를 위해 공동 보호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의 자연 보호구는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다.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주요 번식지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얼어붙는다. 11월말부터 시작해 이듬해 4월 초순까지 결빙한다. 겨울에 호수 표면의 얼음층이 바람에 날려 호숫가에 얼음이 켜켜이 쌓이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여름에 물이 많을 때는 두 개의 호수가 서로 연결된다.

연중 최고 기온은 21.2도이고 최저 기온은 -19.2도이다. 비는 통상적으로 하절기에 내리며 연 강수량은 750 mm정도이다.

 

흥개호의 북쪽 /위키피디아
흥개호의 북쪽 /위키피디아

 

북송시대 과학자 심괄(沈括)1088년 펴낸 몽계필담(夢溪筆談)에 흥계호의 괴물체 소식을 전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1060년 경에 양저우에 커다란 진주조개 하나가 나타났다. 이 물체는 나중에는 흥개호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천천히 껍데기를 벌렸는데 마치 옆으로 그어진 금줄 같은 빛이 틈새에서 새어나왔다. 그 안의 진주는 주먹만한 크기였으며 광채가 찬란해 두 눈으로 바로 볼 수가 없었다. 그것이 발하는 빛은 화염과도 같았으며 또 태양 빛이었다.”

후대인들은 흥개호에 나타났다는 물체가 UFO이든지, 아니면 도깨비불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참고한 자료>

Wikipedia, Lake Khanka

세계한민족문화대전, 흥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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