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고분군에서 마한 전통 확인
완주 고분군에서 마한 전통 확인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6.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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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 하나에 매장시설 여럿 안치…고분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자리

 

전라북도 완주군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은 그동안 30기의 분구묘(墳丘墓)163기의 매장시설 등이 발견되어 만경강 유역의 대규모 마한유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선 다량의 철기와 제련도구인 단야구(鍛冶具) 등이 출토된 바 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원상운 고분군의 총 8기 고분 중 가장 중심에 있는 3호 고분에 대한 첫 발굴조사를 진행했고, 올해는 그 남쪽 일대 고분을 대상으로 두 번째 정밀 발굴조사를 해 623일 그 결과를 발표한다.

 

완주 원상운 고분군 2차 발굴 조사지역 원경 /문화재청
완주 원상운 고분군 2차 발굴 조사지역 원경 /문화재청

 

이번 조사에서 당초 8기로 알려져 있던 고분군에서 9호 고분의 존재를 추가로 확인했다. 아울러 4, 6, 9호 등 3기 고분의 축조 방식과 성격도 확인했다.

고분은 낮은 분구(봉분, 8×7m)를 만들고 가장자리에 도랑형태 시설인 주구(周溝, 너비 약 2.5m)를 두른 전형적인 마한 분구묘 구조이다. 분구는 흙으로 쌓아 올린 위쪽 부분이 대부분 유실되어 10~30정도만 남아 있었으며 고분의 중심부에 목관 1기가 자리하고, 주구 내부에 목관이 추가 매장된 형태다. 이 중 4호 고분은 경사가 낮은 방향으로 주구를 되메우고 목관 2기를 추가 매장하여 수평으로 분구를 확장시킨 특징을 보였다.

목관과 주구 내부에서는 목이 길고 바닥이 평평한 장경평저호(長頸平底壺), 양쪽에 고리모양의 귀가 달려 있는 양이부호(兩耳附壺), 앞 부분에 뚜껑을 받치는 턱이 있는 이중구연호(二重口緣壺), 뚜껑() 등의 의례용 토기가 출토되었다. 특히 4호 고분 주구에서 출토된 장경평저호는 완주 일대 마한 토기 문화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대표 토기이지만 그간 발굴된 사례가 많지 않았던 만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상운리 일대 분구를 갖춘 원삼국시대 고분 3기의 군집 양상과 축조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분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단독으로 자리하거나 수평으로 확장하면서 하나의 고분에 여러 기의 매장시설을 안치하는 마한 특유의 매장전통이 관찰되어 의의가 있다.

 

완주 원상운 4호 고분 출토 장경평저호 /문화재청
완주 원상운 4호 고분 출토 장경평저호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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