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숙천(王宿川)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서 발원해 남양주시 진접면을 지나 구리시에서 한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이다. 태조 이성계가 상왕으로 있을 때 진접면 팔야리(八夜里)에서 8일간 유숙했다고 해서 왕숙천(王宿川)으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또 하천이 세조가 안장된 광릉을 지나간다고 하여, "왕이 영원히 잠들었다(永宿)“는 뜻에서 왕숙천이라 했다는 설도 있다.
길이 37.34km, 유역면적 270.79㎢이다. 유역의 90% 이상이 고도 400m 이하 부분이며, 경사별로 보면 10° 이하의 완사면이 40% 이상이다. 유역에는 광릉·광릉수목원·봉선사·자연사박물관·여경구가옥·밤섬유원지·동구릉 등 사적와 관광지가 많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에 있는 벼락소다. 이곳에 전설이 내려온다.
옛날에 근처에 인색한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스님이 시주를 받으러 왔다. 마음씨 나쁜 부자는 외양간에 있는 쇠똥을 한 바가지 퍼서 스님에게 시주 대신에 주었다.
며느리는 착했다. 시아버지의 못난 행동을 본 며느리는 황급히 스님을 뒤쫓아가서 쌀 한 바가지를 주면서 용서를 빌었다.
스님은 며느리에게 자신을 따라 오라면서 절대 뒤를 보지 말라고 일러주었다. 며느리가 스님을 따라 뒷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천둥소리가 나고 폭우가 쏟아졌다. 며느리는 집이 걱정되어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며느리는 돌부처가 되었고, 부자의 집은 벼락을 맞아 불타버리고, 그곳에 소(沼)가 만들어져 벼락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전설이다. 강원도 태백시의 황지연못도 인색한 시아버지의 성이 황씨란 것만 더 구체화되었을뿐,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벼락소라는 지명은 우리나라 곳곳에 있다. 북한 강원도, 황해도에도 벼락소라는 곳이 있고, 전설도 비슷하다. 벼락은 나쁜 부자에게 하느님이 벌을 내리는 수단이다. 벼락을 친 곳은 소가 되거나 연못이 되었다. 그런 곳 중의 하나가 남양주 진접의 벼락소다.
인근에 아파트단지가 있다. 산이 있고, 내가 있고, 자연 풍광이 좋았다. 이곳은 예로부터 한양에서 북한으로 가는 길목이다. 함흥 출신의 이성계가 한양을 오르내리다가 며칠씩 묵었다고 하는데, 가히 경치좋은 곳임은 분명하다. 진접까지 서울지하철 4호선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