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 고분에서 나온 화려한 신라공주
경주 쪽샘 고분에서 나온 화려한 신라공주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7.04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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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고분 주인은 10대 공주…금동관과 신발, 머리꾸밈새, 화려한 직물 등 출토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무덤에서 10대 아리따운 신라 공주의 모습이 드러났다. 머리는 여러가닥을 한데 묶어 꾸몄고, 머리엔 금동관을 쓰고, 발엔 금동신발을 신었다. 가슴에는 구슬로 만든 가슴걸이를 걸고, 금귀걸이에 금은 팔찌와 반지를 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74일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에 대한 발굴성과 시사회를 열고, 12일까지 출토유물을 공개한다. 무덤의 주인(피장자)10대 신라공주로 확인되었다.

 

경주 쪽샘 44호분 피장자 재현 /문화재청
경주 쪽샘 44호분 피장자 재현 /문화재청

 

2020년 발굴조사에서 피장자 머리밑에 있는 금동관 주변에서 폭 5의 유기물 다발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적이 발견되었다. 분석 결과 유기물 다발은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되었다. 머리카락을 감싼 직물의 형태를 통해 머리카락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모양 꾸밈새도 추정할 수 있었다.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이 나왔고, 이들과 함께 사용되었던 직물도 발견되었다. 분석결과 금동관 내부에서는 마직물(麻織物), 견직물(絹織物) 등 다양한 직물이 확인되었고, 특히 홍색(꼭두서니 염색), 자색(자초 염색), 황색(원료 미상) 3가지의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도 보인다.

또 금동신발에서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毛織物) 등이 확인되었으며, 뚫음무늬 사이로 금직물의 색상이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이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해당 직물들은 실물자료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 많아 앞으로 직물 연구사에도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쪽샘 44호분 출토 비단벌레 꽃잎장식 죽제 말다래 재현품 /문화재청
쪽샘 44호분 출토 비단벌레 꽃잎장식 죽제 말다래 재현품 /문화재청

 

출토물에 대한 과학적 연구분석을 통해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피장자의 머리 꾸밈새,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되었던 직물 등이 확인되었다. 비단벌레는 딱정벌레목 비단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금록색 광택이 나는 앞날개를 각종 장식에 사용하는데, 신라 고분 중 최고 등급 무덤에서만 확인된다.

2020년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 부장 공간에서 수백 점의 비단벌레 금동장식이 나왔는데, 이 장식은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의 일부임이 확인되었다.

말다래는 말 탄 사람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판을 말하는데, 대나무살을 엮어서 만든 바탕 틀(크기 80×50)의 내면(마직물 1)과 외면(마직물, 견직물 등 3)에 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금동 심엽형(心葉形, 나뭇잎 모양) 장식과 금동 영락(瓔珞, 달개) 장식, 금동 대() 등을 배치했다. 심엽형 장식은 금동판에 비단벌레 딱지날개 2매를 겹쳐 올리고 그 위에 다시 금동주연대(周緣帶)를 올린 후, 실로 고정해 제작했다. 1점의 영락 장식에 4점의 심엽형 장식이 결합하여 꽃잎모양을 구성했고, 이러한 꽃잎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 되어 있어 당시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쪽샘 44호분은 1,350일의 기나긴 발굴을 통해 돌무지덧널무덤의 전체 구조와 축조 공정을 복원했고,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을 적용해 새로운 성과를 얻어냈다.

 

금동관 주변 출토 머리카락 /문화재청
금동관 주변 출토 머리카락 /문화재청
금동관 /문화재청
금동관 /문화재청
관드리개 /문화재청
관드리개 /문화재청
금귀걸이 /문화재청
금귀걸이 /문화재청
금은팔찌, 반지 /문화재청
금은팔찌, 반지 /문화재청
가슴걸이 /문화재청
가슴걸이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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