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숭인동 절벽마을에 2천 세대 아파트 단지
창신·숭인동 절벽마을에 2천 세대 아파트 단지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7.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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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창신·숭인 일대 신속통합기획 확정…오세훈식 “약자와의 동행”

 

서울 종로구 창신동과 숭인동은 화강암 지대에 위치해 있다. 일제가 경성 건설에 착수하면서 서양식 석조 건축양식을 도입했다. 석재는 무겁기 때문에 멀리서 운반해오기 힘들다. 그런데 질 좋고 풍부한 석재가 창신동과 숭인동의 뒷산에 풍부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석재를 캐왔다. 창신동의 낙산, 숭인동의 동망산에는 일정 때 4곳의 채석장이 들어섰다. 조선총독부, 서울시청, 한국은행, 서울역의 석조건물은 모두 이 동네 채석장에서 나온 돌로 지어졌다.

해방이 된 후, 창신동과 숭인동에는 40m나 되는 수직절벽이 생겼다. 채석장이 폐쇄되고 1960년대에 서울에 밀려온 무주택자들이 절개지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창신동의 절벽마을은 그렇게 해서 형성되었다. 1970년대 이후부터 영세 봉제공장들이 밀집해 있었다.

노후건축물 비율이 90%에 달하고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주거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2005년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돼 재정비 촉진사업이 추진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3년 뉴타운 구역 지정이 해제되고, 이듬해에 도시재생사업 선도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박 시장은 이곳을 도시재생의 모범으로 삼으려고 했다. 이 정책은 실패했다. 주택공급과 기반시설 등 물리적 주거환경 개선 효과는 미흡해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왔다.

 

오세훈 시장이 창신·숭인지역에서 신속통합기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창신·숭인지역에서 신속통합기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창신·숭인동 개발의 틀을 바꾸었다.

서울시는 75일 종로구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시가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던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창신숭인동 일대 현장을 방문해 지역 애로사항 청취하고 창신숭인 신속통합기획의 성과를 점검했다. 오 시장은 소외 낙후지역의 주거환경 정비야말로 신속통합기획의 본래 취지이자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은 서울시의 중요한 정책 방향이라고 했다.

 

창신·숭인동 개발지역 위치도 /자료=서울시
창신·숭인동 개발지역 위치도 /자료=서울시

 

창신동23숭인동 56일대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기존지형을 활용해 구릉지 특화 도심주거단지(10.5, 2,000세대 내외)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열악한 주거지의 물리적 개선으로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환경을 누리는 한편, 단지 전체가 새로운 경관이 되는 구릉지에 특화된 주거지 선도모델로 추진한다.

창신숭인 일대는 구릉지형 도심 주거단지 실현을 목표로 방치된 채석장청소차고지 재배치 등 토지이용 고도화로 사업여건 개선 입체보행동선 조성 등 이동편의성 확보 및 지역연계 강화 맞춤형 생활공간 조성 주변을 고려한 새로운 도시경관 창출 등 4가지 기획 방향을 마련해 추진한다.

 

​창신·숭인지역 종합구상도 /자료=서울시​
​창신·숭인지역 종합구상도 /자료=서울시​

 

개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저이용방치시설의 재배치복합화로 공공시설의 활용성과 용량을 높이면서 효율적 토지이용을 도모한다. 또한, 주변을 고려해 용도지역 상향(2(7)2종주거, 창신역 일대 제3종주거) 및 복합시설 계획으로 창신역 일대 활성화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공공시설의 고도화는 물론 주택용지를 확대(4,860)하는 효과로 주거환경 정비와 함께 사업 여건도 개선한다는 목표다.

방치된 채석장 및 청소차량 차고지, 지봉골공원을 구역계에 포함하고, 통합해서 더 넓은 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공원 하부에는 자원순환센터를 복합화한다.

창신역에서 채석장전망대(서쪽)와 숭인근린공원(동쪽)까지 연결하면서도 최대 표고차(높낮이) 70m에 달하는 구릉지형에 순응하는 입체보행로를 조성해 인근 지하철역과의 보행 접근성을 높였다. 그간 단절된 창신-숭인 지역 연계성을 강화하고 어르신어린이 등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성 향상을 위해 단지 내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경사로 등 수직 동선도 충분히 마련해 경사진 구릉지를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지형 및 주변 특성을 고려한 영역별 맞춤 생활공간도 조성했다. 단지 안팎으로의 보행 동선과 연계해 데크 하부에 주민공동시설을 만드는 한편, 주변 공원과 연계한 단지 내 산책마당을 조성하는 등 주민 생활편의성을 높였다. 아울러, 창신역 일대는 공공시설 및 연도형 상가(도로를 따라 배치된 상가)를 조성해 해당 지역 개발로 지역주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구릉지를 따라 건축물이 겹겹이 배치되는 중첩경관 등 서울성곽낙산 등 주변과 어우러져 단지 전체가 구릉지의 새로운 도시경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구릉지 및 주변을 고려해 창신역 일대(고층), 청룡사 등 문화재학교 주변(저층), 경사지(중저층) 등 영역별 맞춤형 높이 계획도 수립했다.

높이계획 수립과 함께 지역 전체에서 열린 경관 및 조망이 확보될 수 있도록 채석장 전망대에서 숭인근린공원, 지봉로로 이어지는 2개의 통경축 등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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