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신종 거미, 합천 동굴에서 발견
눈 없는 신종 거미, 합천 동굴에서 발견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7.0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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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서식해 눈이 퇴화…영롱한 구슬처럼 보여 ‘한국구슬거미’로 명명

 

일생 동안에 동굴에서 살면서 눈이 퇴화해 없어진 거미가 국내에서 발견되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이승환 교수 등 서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경남 합천군의 한 동굴에서 지난해 2월에 눈 없는 동굴성 거미 신종 1종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학술적으로 로 전 세계에서 처음 발견된 생물종을 신종이라 부르고, 해외에서는 서식이 확인됐으나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종은 미기록종이라고 칭한다.

연구진은 신종 거미 발견 이후 최근까지 생물의 분류학상 위치 및 종(species)의 정보를 바르게 확인하는 동정작업과 생태 특성 등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 거미의 형태가 동굴에서 빛을 받으면 영롱한 구슬처럼 보여 '한국구슬거미‘(Telema coreana)로 이름 짓고, 올해 안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신종으로 등록해 관리할 예정이다.

진동굴성 거미인 한국구슬거미는 처음 발견된 동굴의 입구로부터 약 80m 정도 들어간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곳의 서식 환경은 내부가 어둡고 기온과 습도가 일정하다.

한국구슬거미는 이곳 환경에 적합하게 진화되어,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8개의 긴 다리, 태양광선이나 포식자를 고려하지 않은 매우 엷은 몸 색깔, 퇴화되어 없는 눈 등의 형태적 특징을 가지며 동굴의 벽 틈에 편평한 형태의 거미줄을 치고 매달려 산다.

이번 한국구슬거미의 발견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기록이 없었던 미기록과에 미기록속인 구슬거미과(Telemidae) 구슬거미속(Telema)도 확인하게 되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동굴성 거미 신종 발견은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보 및 강화를 위한 기초 성과라며, "동굴성 무척추동물의 본격적인 조사·연구 활성화는 물론 주요 서식처인 동굴의 보전·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컷 구슬거미 /자료=환경부
수컷 구슬거미 /자료=환경부
암컷 구슬거미 /자료=환경부
암컷 구슬거미 /자료=환경부

 

한국구슬거미의 특성

한국구슬거미는 일생을 동굴에서 서식하는 진동굴성 거미로 이번 채집지 이외의 장소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몸길이는 약 1~1.5mm 정도이고 몸색깔은 연한 갈색을 띤다. 눈은 완전히 퇴화되어 없으며, 다리가 길게 발달되어 전형적인 진동굴성 무척추동물의 특징을 나타낸다. 빛을 비추면 몸과 다리에서 푸른빛이 영롱하게 반사된다.

편평한 거미줄을 이용하여 작은 곤충류를 포식하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생활사 등 생태적 정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동굴성 거미의 종류

국내 동굴성 거미는 구슬거미 이외에 잔나비거미, 유령거미, 굴아기거미, 두더지거미 등이 있다. 이들 중 일생을 동굴에서 보내는 진동굴성거미는 고려잔나비거미, 호계잔나비거미, 환선잔나비거미로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동굴성 거미들은 호동굴성으로 판단된다.

 

​채집지 동굴 입구 /자료=환경부​
​채집지 동굴 입구 /자료=환경부​
채집지 동굴 내부 /자료=환경부
채집지 동굴 내부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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