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의 논지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의 논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07.30 11:2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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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역사학자들 중심으로 민족주의적 역사 쇼비니즘 경계

 

상대방을 사이비라고 공격하는 자는 역설적으로 자신이 정통이라는 주장하는 사람이다.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역사비평사, 2017)이라는 책의 저자들은 이덕일과 그 부류를 사이비 역사학자라고 규정한다. 이 책의 논점은 이덕일을 중심으로 한 비정통 역사학자들의 주의·주장이 잘못되었음을 파헤치는데 맞춰져 있다. 물론 사이비라고 공격받는 측의 반론도 언론에 표출되고, 시중에 서책으로 출간되었다. 역사학계가 중국·일본과 전쟁을 치르는 한편, 국내에서 치열한 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라도천년사도 역사학계 내전의 연장이다.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의 저자들은 2015~2016년 다섯 차례 콜로키움을 열었던 젊은 역사학자들로서, 이덕일을 중심으로 한 사이비역사학 저술가들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책의 저술에 참여한 저자들을 대표해 안정준은 우리 사회의 민족주의 혹은 쇼비니즘적 감성에 기대어 도래할 수 있는 사이비 역사학자들의 활동을 경계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했다.

10명의 저자들은 식민사학의 타율성론, 한사군의 위치, 백제의 요서진출론, 임나일본본부설, 단군조선기 천문기록의 진위, 기자조선 실재론, 신채호론 등 다양한 주제에 접근했다.

책표지(출판사)
책표지(출판사)

 

그중 기경량의 사이비역사학과 역사파시즘은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역사 내전의 내막을 상세하게 이해하게 해 준다. 기경량의 논문을 요약한다.

 

사이비역사학의 본격적인 등장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4년 재야 역사단체였던 한국고대사학회(회장 안호상)는 성명을 내고 국정교과서가 단군을 신화로 규정해 한국사의 범위를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안호상은 대한민국 초대 문교부 장관을 지냈고 일찍이 대종교에 입교해 평생 단군신앙을 가지고 있었으며, 1992년에 대종교 최고직인 총전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안호상에게 단군은 경배해야 마땅한 한국인의 시조이자 위대한 사상의 시원이었다. 따라서 국사 교과서에 단군이 미발달 사회의 족장 정도로 묘사되는 것을 용납할수 없었다.

안호상 등은 1975년에 국사찾기협의회를 결성해 기존역사학계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재야인사들은 중국 한자를 한국인이 만들었고, 공자, 맹자도 배달겨레의 후손이며, 백제가 400년간 중국 중남부를 통치했고, 공주 무녕왕릉에는 백제를 왜곡하기 위해 위조품을 미리 묻었다는 등을 주장했다. 이에 역사학계 10개 학회대표들은 197811월 국사찾기협의회의 비과학적 주장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자 5공시절인 198110월 국회문공위는 공청회를 열어 양측의 주장을 들었다. 이때 안호상은 국사교과서에서 고조선 역사가 일본인들에 의해 1천년 이상 없어진 것을 인정하여 되찾지 않고 있다, 단군과 기자는 실존인물이며 영토가 중국 베이징까지 뻗어 있었다, 왕검성은 중국 랴오닝성에 있으며 낙랑군은 베이징 지역에 있었다, 백제는 3~7세기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중국 동해안을 통치했다, 통일신라의 국경은 한때 베이징이었다, 고구려·백제·신라가 일본문화를 건설했다, 여진도 우리종족이다는 것 등을 주장했다. 공청회엔 김원용, 김철준, 이기백 등 대표교수들이 출석했는데, 일부 국회의원들로부터 모욕을 받았다고 한다.

사이비역사학자들은 우리 역사가 전개된 공간을 반도가 아닌 대륙에서 찾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반도의 역사는 열등하다는 일본식민주의 사관의 그릇된 명제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사이비들이 상고시대에 존재했던 거대하고 강력한 조국을 그려보는 것은 달콤하고 유혹적이었다. 결국 겉으로는 식민주의 사학을 격렬하게 비판하고 거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식민ㅅ학의 이론을 그대로 자기화한 기괴한 쇼비니즘이 탄생한 것이다.

안호상이 왜 1974년부터 활동을 개시했던 것일까. 이는 박정희 정권의 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이 있다.

사이비 역사학은 광법위한 대중화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서포터즈 붉은 악마의 엔블럼은 치우천왕인데, 이것은 사이비역사학자뜰이 만들어 낸 위서 환단고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최근 사이비역사학의 첨병 역할을 하는 이는 대중역사저술가 이덕일이다. 이덕일은 다수의 책을 저술하고 대중 강연을 다니며 자신의 주장을 전파하고 있다. 그 내용은 1970년대 안호상 등의 주장을 거의 답습한 것으로 새로운 것이 없다.

이덕일은 정부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이 진행한 동북아역사지도에 낙랑군의 위치가 한반도 평양이 그려져 있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덕일은 국회 문공위의 공청회 등에 출석해 자신의 주장을 펼침으로써 결국 2015년에 동북아역사재단의 지도편찬이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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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2023-08-09 16:01:06
한심한 사람

공부 좀 하고

기사 써라


진한후 2023-08-07 08:24:48
역사학은 정반합의 과정을 통해 진실을 찾아가는 분야이다.

이설과 반론을 제기한다고 해서 사이비 혹은 유사를 운운한다는 것자체가 기존의 강단사학계와 젊은학자들이 교조주의화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조선후기 송시열이 주자의 유학해석 외에는 모두 사문난적으로 매도했던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

중국의 선진문헌들과 국내외 1차사료는 기존 강단학계의 통설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 지성인사회와 시민사회의 반론과 이설제기에 강단사학계는 정치적인 색깔론으로 매도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며 반론과 이설에 적극 해명하고 잘못된게 있으면 수정해 가야 한다. 해방후 친일청산 실패는 국사학계에 식민사관이 고스란히 계승되고 확대재생산 되었다는건 능히 유추할 수 있는 일일터이다.

주인석 2023-08-07 07:23:45
댓글도 못쓰게하는게 그들만의 카르텔인가

jinozang 2023-08-02 09:39:31
이거 후속탄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