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고려 절터에서 완벽한 온돌구조 발굴
강화도 고려 절터에서 완벽한 온돌구조 발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8.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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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묘지사지에서 누마루와 2층 다락집 건물지 등도 확인

 

묘지사(妙智寺)는 역사기록엔 있는데 어디인지 확인되지 않는 고려시대 절이다. 고려사에는 1264(원종 5) 원종이 강화도 삼랑성(三郎城)에 행차해 오성도량(五星道場)을 베푼 후 묘지사에 들려 참성단에 직접 제사를 올렸다고 했다. 묘지사는 그동안 마니산 동쪽의 초피봉 남사면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묘지사 절터로 추정되는 곳에 건물을 지은 흔적이 드러났다.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는 묘지사 터로 알려져 있는 인천 강화군 화도면 사기리 산36-27 일대를 발굴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강화도 묘지사터로 알려진 곳의 유구 /문화재청
강화도 묘지사터로 알려진 곳의 유구 /문화재청

 

발굴팀의 발표에 따르면, 건물지는 모두 3동이 발굴되었다. 절터는 서쪽의 계곡부에서 하단의 평탄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하단 평탄지의 마당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쪽에 건물지가 직각을 이루도록 배치된 구조다.

대규모의 중심 건물과 생활시설을 갖춘 부속 건물로 구분되어 있다. 상단 평탄지에 위치한 북쪽의 중심 건물은 경사 지형을 이용한 다락집 형태의 건물지로, 상층에는 대규모의 난방시설을 갖춘 방과 누마루가 설치되었다. 건물의 난방시설은 방 양쪽에 설치된 아궁이를 통해 유입된 화기가 방 전체를 형태로 회전하면서 건물 북쪽으로 각각 빠져나가는 구조로, 13세기 전면온돌(방 전체에 깔린 온돌)의 온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이 온돌방에 잇대어 누마루가 설치되었고, 누마루의 하부는 별도의 건물 공간으로 활용된 것도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다락집 구조는 지금까지 동 시기 유적에서 확인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고려시대 건물 구조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하단 평탄지 동쪽에 나란히 자리한 2동의 부속 건물지에는 내부에 아궁이와 부뚜막, 온돌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 건물지들은 한 지붕 아래에 부엌과 온돌이 있는 여러 개의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어 생활공간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화 전묘지사터에서 발굴된 온돌시설 /문화재청
강화 전묘지사터에서 발굴된 온돌시설 /문화재청

 

이외에도 차맷돌, 벼루, 찻잔을 비롯한 다양한 기종의 도자류, 다량의 평기와 등이 출토되었다. 이 유물들로 미루어 보아 이 절터는 고급청자와 차 문화를 향유한 상위계층에 의해 강도시기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이전까지 운영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팀은 829일과 30일 양일에 걸쳐 발굴현장에서 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유튜브로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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