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벽 수행 위해 방 네 귀퉁이가 바닥보다 높은 ‘亞’자형 희귀한 구조
지리산 반야봉 남쪽 자락에 조계종 소속 쌍계사(雙溪寺)의 말사로 칠불사(七佛寺)라는 절이 있다. 이 절은 가락국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출가하여 성불했던 칠불암(七佛庵)이 이어진 곳으로 전해진다.
칠불사 경내에는 ‘아자방’(亞字房)으로 불리는 독특한 형태의 선방(禪房)이 있다. 이는 스님들이 벽을 향해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네 귀퉁이를 바닥면 보다 한 단 높게 구성함으로써 ‘亞’ 모양의 평면을 이룬 방 전체에 구들을 놓아 만든 온돌방이다.
문화재청이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위치한 칠불사 아자방 온돌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것을 예고했다. 칠불사 아자방 온돌은 의견수렴과 심의를 위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거칠 예정이다.
아자방 온돌의 축조시기는 신라 때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진행된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고려시대의 유물(와편, 기단석, 확돌 등)과 함께 기타 여러 기록 자료에 의하면 아자방 온돌은 선종(禪宗)사찰의 선방으로서 그 기능을 유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옛 선비들이 지리산을 여행하고 남긴 각종 지리산 유람록과 함께 일제강점기 발행됐던 신문기사 등 당시의 자료들을 통해서도 그 실체가 확인된다.
아자방 온돌은 우리나라 전통 온돌문화와 선종사찰의 선방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유산이며, 불교사와 건축사 등에서 학술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존하는 사례 중에서도 희소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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