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래염전 자리에 시흥 갯골생태공원
옛 소래염전 자리에 시흥 갯골생태공원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10.10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때 우리나라 소금 수요의 30% 공급하던 곳…염전체험장, 소금창고 등 조성

 

경기도 시흥시의 갯골은 산으로 둘러써인 골짜기가 아니라, 바닷물이 드나드는 고랑이 깊이 패여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6층짜리 22m 높이의 흔들전망대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아도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지형은 바다가 육지로 둘러싸여 입구가 좁은 내만(內灣)의 구조다. 바닷물이 밀려오고 빠져나가며 긴 고랑을 형성했고, 그 고랑은 원시지형의 U자곡을 형성했다. 갯골생태공원은 국내에서 보기드믄 내만 갯골이다. 구불구불한 물길을 따라 내륙 깊숙이 바닷물이 드나드는 긴 갯골이 형성되어 있다.

건너편은 행정구역이 다른 인천광역시 남동구다. 소래갯벌은 경기도 시흥시와 인천시 남동구로 갈라져 있지만, 이 넓은 갯벌은 30년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소금 생산의 30%를 차지하던 소래염전이 있던 곳이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에 재현한 염전 /박차영
시흥 갯골생태공원에 재현한 염전 /박차영

 

소래염전(蘇萊鹽田)은 일제가 만주까지 먹어버린 후 엄청난 양의 소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1935년부터 1937년까지 조성한 염전이다. 넓이는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 경기도 시흥시 방산동 포동 월곶동 장곡동에 걸쳐 있었으며, 대만식 천일제염 방식을 도입했다.

소래는 염전으로 적합한 곳이었다. 소래갯벌에는 조선시대에 전통적 자염법(煮鹽法)으로 소금이 생산된데다 조석의 차가 10.86m로 수분을 증발시킬 시간이 충분하며, 큰 하천이 없어 바닷물의 염도도 높았다. 일제는 소래염전을 총독부가 관리하는 전매제로 운영했다.

해방이 되어 소래염전은 대한민국 정부로 이양되어 전매청이 관리했다. 소금 부족 현상이 발생하며 서해아 남해안 간석지에 민영염전이 건설되었고, 정부가 관리하는 소래, 주안, 군자, 남동 염전은 국영기업인 한국염업주식회사로 통합되었다. 이 회사는 1971년 민영화되었고, 1992성담(成潭)으로 개칭되었다. 1970년대 소래염전은 국내수요의 30%를 담당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인건비가 올라가고 소금값이 내려가면서 갈수록 채산성이 악화되었다. 한중수교 이후 값싼 중국산 소금이 들어오면서 소래염전은 1996년 문을 닫게 되었다.

소래염전 자리에 두 개의 생태공원이 만들어졌으니 인천 남동구의 소래습지생태공원과 경기도 시흥시의 갯골생태공원이다.

 

갯골 /박차영
갯골 /박차영

 

갯골생태공원은 시흥시 장곡동에 150규모로 조성되었다. 염전이 폐쇄된 후 10년간 방치되었다가 2006년부터 매년 시흥 갯골축제가 열리고, 2014년에 갯골생태공원이 조성되었다. 앞서 시흥갯골은 2012년 국가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염전이 멈춘 후에 예전에 자라던 동식물이 다시 되살아나면서 생태환경이 복원되고 있다. 넓은 습지와 갯벌은 독특한 생태환경을 연출했고, 시흥·안산 등지가 도시화되면서 명소로 알려지게 되었다. 최근엔 서해선 전철이 열리면서 찾는 이가 많아졌다.

소금창고는 일부 옛 소금창고를 재현했고, 다른 곳은 갯골습지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염전 체험장에는 개구쟁이들이 소금 범벅이 되어 뒹굴었다.

 

소금창고 /박차영
소금창고 /박차영
염전 체험장 /박차영
염전 체험장 /박차영
만추와 아파트 지평선 /박차영
만추와 아파트 지평선 /박차영
갯골 배수갑문 /박차영
갯골 배수갑문 /박차영
전망대와 갯골 /박차영
전망대와 갯골 /박차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