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증강현실로 복원한 미륵사가 나아 보인다
차라리 증강현실로 복원한 미륵사가 나아 보인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11.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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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글래스로 익산 미륵사 중문 콘텐츠 시연…동탑-서탑 복원에 실망

 

전라북도 익산 하면 미륵사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미륵사지 현장을 막상 둘러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 동탑은 복원했는데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나고, 서탑은 반파된 것을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했는데 어쩐지 문화재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부서졌으면 부서진대로, 깨어졌으면 깨진대로 그냥 놔두는 게 옳지 않을까. 포로 로마나의 돌덩이처럼. 익산의 돌탑은 덕지덕지 성형수술을 한 바비인형처럼 변해 버렸다.

 

미륵사 중원 중문 하앙구조 증강모습 /문화재청
미륵사 중원 중문 하앙구조 증강모습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이번에는 미륵사지 중문(中門)을 증강현식로 복원했다. 1118()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미륵사지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증강현실(AR)로 복원된 미륵사 중문을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시연회를 진행한다.

이번에 새로 선보일 증강현실 체험 서비스에는 기존 태블릿 컴퓨터를 통해 체험하는 방식 외에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하고 마치 문화유산이 눈앞에 펼쳐진 듯 더욱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증강현실로 구현된 건축물과 직접 사진을 촬영하여 전자우편으로 전송할 수 있고, 중문의 디지털 복원 과정과 건축부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건축과정 애니메이션 영상 관람, 증강현실 건축물에 4계절 배경 적용해보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익산시와 함께 이번 시연회를 통해 얻어진 소감과 의견을 토대로 2024년부터 증강현실로 복원한 미륵사 중문 콘텐츠 체험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미륵사 고증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륵사의 동·서원 중문은 단층건물의 형태로, 중원 중문은 2층 규모의 평공포와 하앙구조의 두 가지 모습으로 구현했다.

 

미륵사 중문지. 복원한 동탑과 서탑이 보인다. /문화재청
미륵사 중문지. 복원한 동탑과 서탑이 보인다. /문화재청

 

익산 미륵사는 백제 30대 무왕이 부인 선화공주의 청을 받아들여 지은 절로 알려져 있다. 선화공주는 신라 진평왕의 딸이다. 앙숙 관계에 있던 백제와 신라가 두 사람의 결혼으로 동맹을 형성했고, 그 유물이 미륵사지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미륵사 축조시기는 639(무왕 40)으로, 1,400년 가까이 되었다. 여러 기록을 살펴보면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초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며, 조선 중기 어느 시점부터 폐허가 되었다. 원래는 세 개의 탑이 있었으나, 해방 이후 서탑과 당간지주만 남았고, 서탑도 반파된 상태였다.

실물로 복원한 동탑과 서탑보다 증강현실로 복원한 중문이 더 나아 보인다. 증강현실은 잘못되면 다시 만들면 되지만, 복원했다는 실물은 무너뜨리고 다시 복원하기도 어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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