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세자는 어떻게 생활했을까.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경복궁 계조당을 복원한 차에 왕세자의 생활 전반에 관한 스토리를 엮어 전시회를 마련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의 도움을 얻어 열리는 전시회는 11월 15일부터 12월 18일까지 경복궁 계조당에서 열린다. 전시회 명칭은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이다.
계조당(繼照堂)은 경복궁의 동궁(東宮)으로, 세종이 1443년(재위 25년) 왕세자(문종)의 집무 공간으로 건립했으며, 문종은 세자시절에 이곳에서 정무를 보거나 외국 사신을 접견했다. 문종은 죽기 전인 1452년(단종 즉위년)에 이곳을 철거했고, 1868년 경복궁 중건 때 다시 지어지졌다. 당시 왕세자였던 순종이 사용했으며, 이후 일제시대에 다시 철거되었던 것을 문화재청이 발굴조사를 거쳐 올해 9월 복원했다.
전시는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①조선의 왕세자
왕세자의 일상과 의례를 살펴볼 수 있다. 조선왕실에서 왕세자를 책봉할 때 거행했던 책봉례에서 임금이 왕세자에게 내리는 교명, 죽책, 옥인 등의 복제유물과 성균관 입학례, 성인식인 관례 등 왕실의 공식 의례 장면을 그림으로 담아 키오스크에 설치했다.
②계조당의 왕세자
계조당을 업무공간으로 사용했던 두 명의 왕세자를 다루었다. 세종의 맏아들로 1421년 왕세자로 책봉된 문종(재위 1450~1452)과 고종의 아들로 1875년 왕세자로 책봉된 순종(재위 1907~1910)이다. 문종은 30여년 동안 왕세자로서 세종이 이룬 많은 업적에 함께 했으며 1442년부터는 왕의 업무를 대신하기도 한 만큼, 문종이 직접 쓴 글씨와 측우기로 그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왕세자와 황제 시절의 순종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③왕세자의 의장
왕세자가 행차할 때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들었던 의장물인 ‘기린기’를 확인할 수 있다. 행렬 모습을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상도 준비되었다.
④동궁과 계조당
계조당 촉각 모형을 직접 만져보며 경복궁 내 동궁과 계조당의 위치, 모양을 체험하고, 계조당의 복원 과정을 담은 영상을 통해 계조당의 탄생부터 훼철, 복원에 이르는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와 연계해 동궁 권역과 전시를 해설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는 ‘왕세자의 일상’ 해설 프로그램과 3차원(3D) 측우기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