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에서 나온 빛으로 연대 측정한다
문화유산에서 나온 빛으로 연대 측정한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11.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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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원, ‘광여기 루미네선스(OSL)’ 연대측정 시스템 도입

 

석영의 반짝임에는 놀라운 정밀과학의 원리가 작용한다. 석영이나 장석은 땅에 묻히는 순간부터 에너지가 쌓인다. 땅 속에 머무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쌓인다. 그런데 땅 속에 묻혀 있던 석영과 장석이 땅위에 나오면 OSL 신호(광여기 루미네선스)를 방출한다. 그 세기는 땅 속에 묻힌 시간의 무게만큼 쌓여 빛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이용한 것이 OSL 연대측정법이다. 이 방법은 문화재 연대 측정에도 사용되고 있다. OSL(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연대측정법은 고고시료나 유물에 포함된 광물(석영 또는 장석)에 축적된 방사선량을 통해 대상물질이 햇빛 또는 열에 마지막으로 노출된 이후 경과된 시간을 밝힘으로써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토기, 기와, 석재 등 무기질 문화유산의 제작연대 또는 축조시기를 밝히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고고학, 지질학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OSL 연대측정 분석 수행과정(암실환경 하에서) /문화재청
OSL 연대측정 분석 수행과정(암실환경 하에서) /문화재청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원이 문화유산 연구 분야에 특화된 광여기 루미네선스(OSL)를 이용한 연대측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동안 국립문화재연구원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OSL 연대측정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토기의 소성 온도와 루미네선스 신호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해왔다. 하지만 문화유산 분야에서도 해당 장비를 이용한 연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번에 OSL 연대측정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다.

이번에 도입된 OSL 연대측정 시스템은 시료를 빛에 노출시켜 연대를 측정하는 광여기 루미네선스(OSL)와 시료를 가열해 연대를 측정하는 열 루미네선스(TL) 연대측정이 모두 가능한 장비다. 석영과 장석이 포함된 문화유산의 연대측정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루미네선스 신호를 이용한 연대측정 결과를 교차 검증할 수 있어 연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또한, OSL 연대측정 시스템을 활용하면 문화유산이 출토된 토양에 대한 연대측정도 가능해, 해당 토양이 퇴적되어 빛으로부터 차단된 시점이 언제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물이 대략 어느 시점 이후로부터 땅에 묻혀서 사용되지 않았는지, 최후로 사용된 시기가 언제인지 등을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

 

OSL 연대측정 시스템 활용한 연구 /문화재청
OSL 연대측정 시스템 활용한 연구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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