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업계 대혼돈…주도권 바뀌나
美 AI업계 대혼돈…주도권 바뀌나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11.21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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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올트먼 영입…그레그 브로크먼 등 임직원, 오픈AI 이탈 움직임

 

눈을 세계로 돌리면 최근 가장 핫한 뉴스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미국 오픈AI의 경영권 분쟁이다. 앞의 두 이슈는 종교와 종족, 패권이 갈린 과거의 싸움이라면, 뒤의 이슈는 인류 미래를 좌우할 싸움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지겨운 동유럽과 중동에서 빠져나와 캘리포니아로 쏠리는 추세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인간의 일상생활과 인류의 역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은 자명한 기술이다. 핵무기와 같은 파괴력을 지닐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 AI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오픈AICEO 샘 올트먼(Sam Altman)1117일 이사회에서 전격 해임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사회의 전격적인 결정이 미국은 물론 세계 IT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회사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사회 개최 직전에 그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하고, 엘런 머스크도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이 회사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올트먼은 왜 이사회에 밉보였을까. 일이 터진지 사나흘 지나면서 약간의 윤곽이 드러난다.

일단 금전 문제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회사측도 여러 의혹들 가운데 그 문제는 아니라고 시사했다. 이 회사는 비영리 회사로 출발했다. AI라는 괴물을 만드는 사업이므로 투자자들은 영리적 목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 사내에 영리조직이 있지만, 비영리 조직에 의해 컨트롤된다. 회사의 운영경비는 MS 등 주요기업들의 후원금에 의존하므로, 임직원들이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다. 또 임직원들에게 성공보수 조로 스톡옵션을 주었기 때문에 장래의 수익으로 전환할수 있는 장치가 있다.

 

샘 올트먼(왼쪽)과 그레그 브로크먼 /위키피디아
샘 올트먼(왼쪽)과 그레그 브로크먼 /위키피디아

 

그렇다면 잘 나가던 올트먼에게 왜 이사회가 해임을 통보했을까. 이사회는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사회엔 창업자인 샘 올트먼, 그레그 브로크먼(Greg Brockman), 일리아 수츠케버(Ilya Sutskever) 3인이 포함되어 있다. 비전문가로 소셜 지식공유플랫폼 쿼라의 CEO 애덤 디엔젤로, 기술 사업가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 3인이 사외이사 격으로 들어가 있다.

언론들의 분석에 따르면 창업자 3인 중에 수츠케버가 올트먼에 배신을 때렸다고 한다. 브로크먼은 올트먼을 지지했다. 수츠케버가 돌아서면서 4명의 이사회 이사들은 CEO를 전격적으로 경질했다.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주식회사에서 이사회가 대표이사 해임권이 있다고 해도 세계적인 명망가를 하루아침에 날린 것은 꼴불견이었다. 올트먼은 해임된 후 출입증을 받아 회사에 나타나 자신의 건재를 보여주기도 했다. 해임에 동의한 수츠케버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며, 이사회의 전격해임을 못마땅해 했다.

 

그러면 올트먼의 해임사유는 무엇일까. 회사측은 공식적으로 올트먼의 소통이 일관되지 않고 신뢰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와 CEO 사이에 견해차가 있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미국의 유력언론들은 올트먼이 비영리 규정을 바꿔 AI로 사업화를 추구했고, 과학자인 수츠케버는 비영리성을 강조하면서 둘 사이에 견해차가 발생했다고 추측한다. 사외이사들은 AI의 윤리적 측면을 강조하며 수익추구를 막으려 했는데, 수츠케버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해임 정족수를 채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트먼은 어떤 사업을 하려 했을까. 그가 엄청난 돈을 벌수 있는 새 기술을 확보했을까. 새 기술을 확보하려면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사들과 마찰이 벌어졌을까.

올트먼은 최근 연설에서 다가오는 해애 챗GPT 봇은 상대적으로 낡은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기존의 챗GPT보다 더 발전된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일수도,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란 전망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올트먼이 천기를 누설한 죄로 잘렸을 가능성이 대두된다. 이런 의문에 대해 오픈AI의 새 CEO가 된 에멧 시어(Emmett Shear)보안의 문제로 해임된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130억 달러를 투자해 49%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비영리 규정에 묶여 경영에 간섭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트먼이 실업자가 되자 MS가 다른 곳에서 넘보기 전에 먼저 그를 채어 갔다. 동료 브로크먼도 올트먼을 따라가겠다고 예고했다.

가장 최근의 뉴스는 오픈AI 직원 700명 중 505명이 올트먼과 브록크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MS로 이직할 것이라는 성명을 오픈AI 이사회에 전달했다. 여기에는 올트먼 해임 이후 며칠간 임시 CEO를 맡았던 미라 무라티도 포함되었다.

IT 회사에 과학자와 기술자의 인력이 빠져나가면 복구하기 어렵다. 관전 포인트는 오픈AI는 이번 경영권 파동으로 가라앉고 MSAI업계의 강자로 부상할지 여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직원들이 그만 두면 오픈AI의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했다.

 


<참고한 파일>

BBC, Sam Altman: What on earth is happening at OpenAI? 

CNN, 505 OpenAI employees threaten to quit and call on the board to resign over Sam Altman’s firing 

‘FT, I’ve never seen anything like this’: how OpenAI’s dramatic weekend unfolded 

WSJ, OpenAI’s Path Ahead Is Unclear as Employees Threaten to Quit Unless Board Resigns 

Wikipedia, Ope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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