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암리 유적의 증거…마한에서 백제로 권력이양
복암리 유적의 증거…마한에서 백제로 권력이양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11.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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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인장기와, 주거지 확인…마한~백제~고려의 관청이 세워진 곳 추정

 

나주 다시면 복암리는 남쪽의 반남면 신촌리와 함께 고대 마한의 양대 유적지로 꼽힌다. 복암리유적은 BC 2세기부터 마한 초기 생활유적을 확인할 수 있는 도랑시설과 백제 목간 등이 확인된 바 있고, 인근에는 복암리 고분군과 금동신발이 출토된 정촌 고분 등 거대 고분이 위치해 있다.

 

나주 복암리유적 9차 발굴조사 원경(북서쪽에서) /문화재청
나주 복암리유적 9차 발굴조사 원경(북서쪽에서)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복암리유적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마한의 도랑(환호)시설을 확인한 데 그 주변에 백제 주거지 2기와 백제 인장기와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 마한과 백제의 유적이 공존한 것이다.

도랑시설은 고대 취락과 같이 중요 건축물이나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나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도랑 내부공간의 건축물 등 시설물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후대에 경작 등으로 사라져 시설은 따로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조사지역에서 백제 주거지와 인장기와가 확인되어 마한에서 백제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확인했다. 특히 글자가 새겨진 인장기와는 백제 고도인 공주, 부여지역 외에도 지방에서는 고부(정읍)와 같은 오방성(五方城) 지역이나 여수, 순천 등의 신라 접경지역에서 확인된 바 있다. 마한 중심지역에서 인장기와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官’자가 새겨진 복암리 출토 백제 인장기와 /문화재청
‘官’자가 새겨진 복암리 출토 백제 인장기와 /문화재청

 

이전 조사에서는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백제의 지방행정체계와 고위관직명을 알 수 있는 목간이 발견되었고, 관아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 관내용’(官內用)과 백제의 옛 지명인 두힐현의 존재를 알 수 있는 두힐사’(豆肹舍)가 새겨진 백제 명문토기 등이 출토된 바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백제 기와에는 ’()이 새겨진 인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더불어 복암리 일대 고려시대 행정지명인 회진현의 관아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 회진현관초’(會津縣官草) 명이 새겨진 명문기와도 확인됨에 따라 마한에 이어 백제, 고려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동안 나주 복암리유적 일대에 관청 등 중요 시설이 자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會津縣官草’라고 새겨진 복암리 출토 고려시대 기와 /문화재청
‘會津縣官草’라고 새겨진 복암리 출토 고려시대 기와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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