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부동산 사기, 현지에서 검거후 송환
캄보디아 부동산 사기, 현지에서 검거후 송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12.04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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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과 공조…담당 주치의 포섭해 범인 방문시간 확인 후 검거

 

경찰청이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1,230명으로부터 총 923억 원을 편취한 사기 조직의 부총책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강제송환 된 피의자 A(48, )는 경찰청과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현지 경찰이 긴밀히 협력해 5달여간 추적한 끝에 121일 검거되었다.

A씨는 20196월부터 20221월 사이에 서울·인천·부산 등지에서 총책인 친형(구속)을 포함한 공범 34명과 함께 프놈펜 인근에 양도세·상속세가 없는 2,700세대의 대규모 고급 주택을 분양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곳은 건축 허가를 받지 않아 공사가 불가능한 허위의 부동산이었고, 해당 토지는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습지대였다.

A씨 일당은 과거 다단계 방문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미용실 등 60대 이상 여성 노년층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물색해 손님으로 접근한 뒤, 벽면에 대형 분양 지도가 설치된 사무실로 방문을 유도하여 주택 분양이 임박한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부동산 강남 신화가 캄보디아에서 펼쳐집니다.”라는 내용의 분양 홍보 영상을 제작해 노년 여성들의 투자를 유도했다.

특히, 총책의 친동생인 A씨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현지 사무실을 조성해 전혀 다른 공사 현장 사진·동영상을 촬영한 뒤, 주택 공사가 진행 중인 것처럼 가장해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답사하러 온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등 범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 수사 끝에 총책을 포함한 28명이 검거했으나, 캄보디아 내에서 범행을 주도한 A씨가 검거되지 않아 인터폴 적색 수배서를 발부한 뒤 추적을 개시했다.

경찰청은 A씨가 신장 투석을 위해 통원 치료 중인 병원을 확인하고, 현지 경찰과 함께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한 결과 검거 작전 후 즉시 국내로 송환하기로 협의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경찰 정보국과 공조해 A씨의 은신처 3곳을 확인해 밀착 감시를 했고, 비밀리에 담당 주치의를 포섭해 병원 방문 시기를 파악했다.

경찰청은 A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 국내 송환할 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호송팀에 경찰병원 소속 신장 투석 전문 의료인을 포함했으며, 캄보디아 정부와 협상 끝에 사전 추방 명령서를 발부받아 검거 즉시 송환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121A씨가 병원에 방문한다는 사실이 포착되었고, 경찰 주재관과 현지 경찰은 병원 인근에서 잠복해 A씨 검거에 성공했다. 이후 경찰청 호송팀은 건강 상태를 확인 후 최단 시간에 호송해 송환했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담당관은 경찰이 대사관·현지 경찰과 한 팀이 되어 해외 도피한 주요 범죄자를 검거해 송환한 사례라며, “신속한 검거 및 송환을 위해 인터폴, 주요국 사법당국 및 국내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사기범들이 만든 동영상의 일부 /MBN캡쳐
사기범들이 만든 동영상의 일부 /MBN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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