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닻돌의 분석…묘박지 근처에서 구했다
전통 닻돌의 분석…묘박지 근처에서 구했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12.06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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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중부해역 발견 닻돌 154점 연구결과 보고서 발간

 

닻돌은 선박을 정박시킬 때(묘박) 닻이 해저 바닥에 잘 박히도록 무겁게 눌러주는 역할을 하는 돌이다. 현대의 선박은 닻을 무거운 철강재로 만들므로 닻돌을 별도로 달지 않지만, 전통 선박에서는 나무로 만든 닻에 닻돌을 달아 무겁게 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서해중부해역에서 전통 선박의 닻돌이 무더기로 발굴되었다. 그동안 고대선박의 구조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척되었지만, 닻돌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그동안 건져 올린 전통 닻돌 154점을 종합적으로 분석·연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닻돌에 대한 형태학적 조사, 비파괴 보존상태 진단, 함께 발견된 유기질 유물의 연대분석 등 다양한 분석과정을 통한 연구결과가 담겨져 있다.

 

닻돌. 위는 2008년 태안 대섬에서 발견된 것, 아래는 2009년 태안 마도에도 발견. /문화재청
닻돌. 위는 2008년 태안 대섬에서 발견된 것, 아래는 2009년 태안 마도에도 발견. /문화재청

 

연구자들은 닻돌 154개의 암석재질을 하나하나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닻돌 중 화성암류가 52개로 약 33.8% 차지했다. 화성암류 가운데 화강암(61.5%)과 맥암(30.8%)이 대부분이었다. 화성암류의 비율이 높은 것은 화강암 암맥이 우리나라에 널리 분포하는데다 구성하는 광물이 다양하며, 마그마가 식으면서 다양한 지질구조를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변성암류는 36개로, 전체 닻돌의 22.4% 차지했다. 변성암류는 편암, 편마암, 천매암, 혼펠스, 석회규산염암, 혼펠스, 규암, 각섬암으로 다양했다. 변석암류 암석은 편암(33.3%), 편마암(30.6%), 천매암(22.2%)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퇴적암류는 66개로, 19.5% 차지했다. 퇴퇴적암류 중 응회암(57.6%), 사암(18.2%)과 셰일(15.2%)이 많은 수량으로 확인되었다

닻돌을 구성하고 있은 암석은 무게로 인해 선박을 정박하는 묘박지 근처에서 수급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서남부 일대의 암석류는 닻돌의 암석과 유사함을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닻돌과 함께 발견된 목제 닻과 초본 밧줄에 대한 방사성 탄소연대분석도 진행되었다. 연구결과에서 서해중부해역에서 발견된 닻돌들은 기원전 2세기부터 삼국시대, 고려~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시기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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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돌 보관시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닻돌 보관시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중부 해역에서는 2008년 태안 대섬에서 2, 태안 마도에서 141, 태안 당암포와 꽃섬에서 각 1, 인천 옹진 섬엄벌에서 9점 등 지금까지 수중발굴에서 총 154점의 닻돌이 발견되었으며, 아직도 바다 속에 훨씬 더 많은 닻돌이 잠들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닻돌 구성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닻돌 구성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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