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암호명 도나, 카스트로의 여동생이었다
CIA 암호명 도나, 카스트로의 여동생이었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12.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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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니타(1933~2023), 90세로 사망…멕시코 거쳐 플로리다에 정착, 반쿠바 활동

 

쿠바 혁명의 지도자 카스트로 형제의 여동생 후아니타는 오빠들을 비난하며 미국으로 망명해 살았다. 그녀가 124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후아나 데라 카리다드 후아니타 카스트로 루스(Juana de la Caridad “Juanita” Castro Ruz)sms, 1933~2023)라는 긴 이름은 후아니타로 불린다. 아버지 앙헬 카스트로와 어머니 루스 곤잘레스 사이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위의 세 형제는 라몬, 피델, 라울의 오빠였고, 아래로 세 여동생이 있었다.

후아니타는 피델과 라울 두 오빠가 쿠바의 산중에 들어가 바티스타 정권에 반대하며 게릴라 활동을 벌일 때, 오빠들을 지지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1959년 피델과 라울이 혁명에 성공한 직후부터 형제 자매 사이에 갈등이 벌어졌다.

 

카스트로 가문은 쿠바 동부 비란의 대토지소유자였다. 피델과 라울은 혁명 성공후 아버지의 토지를 국유화할 것을 요구했다. 아버지의 토지는 87.6으로 400명의 임노동자를 고용한 대농장이었다. 농장에서는 설탕을 주로 재배했고, 오렌지 나무도 심고 소를 사육하고 목재도 생산했으며, 술도 제조했다. 피델과 라울은 혁명지도자로서 가족의 땅을 예외로 할수 없었을 것이다. 형 라몬은 혁명기에 동생들에게 무기도 대주고 지원을 아까지 않았으나, 막상 토지를 내놓으라니 반발했다. 형 라몬은 동생들을 향해 이 더러운 공산주의자들,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라고 했다고 한다.

이때 후아니타가 큰 오빠 라몬의 편에 서서 공산주의자들의 행태에 저항했다. 하지만 큰오빠 라몬은 오래가지 않아 동생들의 뜻에 따르고 혁명정부에 순응하게 되었고, 후아니타만 외롭게 오빠들과 싸우게 되었다.

이 무렵 미국 CIA가 후아니타에게 접근했다. 피델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 만나자고 해서 갔더니 CIA 요원이었다고 한다. 미국 타임지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CIA에게서 돈을 받았고, 쿠바인 200여명을 해외로 탈출시키는데 협조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그녀의 CIA 암호명은 도나(Donna)였다.

1963년 어머니 루스가 사망한 이후 피델은 가문의 재산을 수용했고, 후아니타는 이에 반발해 소를 팔아치웠다. 피델이 찾아와 노발대발하며 그녀를 향해 반현명적 벌러지라고 쏘아부쳤다.

이듬해 1964년 후아니타는 쿠바를 떠나 멕시코로 갔다. 거기에는 여동생 에마가 멕시코 남편과 함께 있었다. 후아니타는 기자회견을 열어 오빠들을 비난했다. “나는 나의 조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할수 없었다. 오빠 피델과 라울은 쿠바를 바다에 둘러싸인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었다. 쿠바인들은 국제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통의 십자가에 못박히고 있다.”고 했다.

후아니타는 곧이어 미국 플로리다로 건너갔다. 마이애미에서 약국을 차려 운영했고, 1984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2006년 약국을 거대약국체인인 CVS에 매각했다.

그녀는 언론인 마리아 안토니에타 콜린스와 공동집필한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쿠바에 있는 사람들에겐 나는 조국을 버리고 조국을 비난한 배신자였고, 마이애미 주민에게는 피델과 라울의 여동생이란 이유로 기피 대상이었다. 나는 다른 망명자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았다. 플로리다 해협 어디에도 내가 쉴 곳은 없었다."고 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2006년 오빠 피델이 죽었을 때 그녀는 슬퍼했지만, 쿠바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큰오빠 라몬도 같은 해에 죽었다. 또다른 오빠 라울은 생존해 있다.

 

피델과 라울 카스트로의 여동생 후아니타 카스트로 /위키피디아
피델과 라울 카스트로의 여동생 후아니타 카스트로 /위키피디아

 


<참고한 자료>

Wikipedia, Juanita Castro 

NewsWeek, Juanita Castro, Fidel's Sister Recruited by CIA, Dies in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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