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해외여행 음식만족 1위는 한국
일본인 해외여행 음식만족 1위는 한국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8.04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스타그램 통해 2018년 이후 급속히 유행…치즈닭갈비, 치즈핫도그, 육회초밥 등

 

한국음식이 인스타그램을 타고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도쿄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미식 탐방'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인스타바에'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스타바에(インスタ)인스타 사진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잘 나온 사진"을 뜻하며, 2017년 이후 주로 10·20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패션이나 음식, 여행지 등 보기에 예쁜 사진은 모두 인스타바에 대상이 되고 있다.

 

자료: 코트라 도쿄 무역관
자료: 코트라 도쿄 무역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28% 증가한 137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에도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가 전년대비 27.6% 증가하는 등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한일 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임에도 상승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2018년 이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들, '음식·미식 탐방'을 방문 이유로 선정했다. 한국관광공사의 ‘2018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인 여행객들은 한국 방문 선택 시 고려요인 1순위로 음식·미식 탐방을 꼽아 전체 42.4%1위였다. 2017년 조사에서 '음식·미식 탐방'을 꼽은 비율은 18.1%에 불과하고, 당시 1순위는 '쇼핑'으로 27%를 기록했지만, 2018년 이후 방한 일본인 관광객들은 쇼핑보다 음식 탐방을 위해 방문하는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2018년 일본인 여행객의 해외여행지 음식만족도 순위 >

순위

국가 · 지역명

1

한국

2

호주

3

대만

3

태국(해변 리조트 제외)

5

북유럽

6

발리

6

베트남(호찌민, 하노이)

8

스페인

9

싱가포르

10

미국 동부

자료: 닛케이MJ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가운데 치즈닭갈비가 인스타바에로 유행했으며, 닭갈비 사이에 치즈로 데코레이션이 돼있어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많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후 치즈와 접목한 다양한 한국 음식들이 '치즈구루메'로 인스타바에 열풍을 이어갔다.

이처럼 김치나 불고기 등 기존 한식보다는 치즈닭갈비 등 퓨전 한식이나 분위기 있는 한국 카페, 빙수집 등 SNS에 올리기 좋은 한국의 식당·음식 위주로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 음식의 맛을 즐길 뿐만 아니라 비주얼이나 분위기 등이 일본 내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SNS 상에서 인기였던 한국 음식점에 직접 가보거나 일본 내에서 해당 한국 음식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현재 일본 인스타그램에 한국 여행태그를 검색하면 눈을 사로잡는 특이한 음식이나 예쁜 카페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스타바에' 열풍 이후 한국 음식에 대한 일본인들의 만족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리쿠르트라이프스타일이 일본인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해외여행지 음식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이 전년보다 6계단 오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들은 "기대만큼 좋았다""기대하지 않았지만 좋았다"의 응답이 합 90%를 기록해 10명 중 9명은 한국 음식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다.

한국 음식 중 좋아하는 메뉴로는 인스타바에의 대상이었던 치즈 구루메’(치즈 들어간 한국음식 먹기)를 포함해 야끼니꾸(삼겹살, 갈비 등 구운 고기), 나베 요리(찌개, 전골류) 등을 꼽았다.

 

도쿄의 코리안타운 ‘신오쿠보(新大久保)’ /코트라 도쿄 무역관
도쿄의 코리안타운 ‘신오쿠보(新大久保)’ /코트라 도쿄 무역관

 

도쿄에서 한국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본 내 치즈닭갈비 열풍은 한국이 아닌 도쿄의 코리안타운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시작되었다. 신오쿠보는 K-POP 굿즈 등 한류 문화를 선도하는 거리로 일본의 10·20대 여성들이 자주 방문해 트렌드에 민감한 곳이다. 따라서 단순히 한국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판매하기보다 일본 내 SNS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트렌디한 퓨전 한식을 많이 시도하며 일본의 한식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일본에서 한식은 그동안 새로운 이미지가 아니었으나 최근 치즈닭갈비 등 퓨전 한식들이 등장한 뒤 10, 2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유행이 형성되고 있다. 다른 한류 제품과 마찬가지로 한식 또한 젊은층 사이에서 트렌디하고 신선하다는 이미지가 생겨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는 추세다.

Trenders의 소셜트렌드 뉴스 편집부 오쿠무라 치히로 씨는 "현재 일본의 10~30대 여성들 중 한국을 최신 트렌드 발상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더욱이 일본 젊은층은 한일 정치관계와 한류 문화를 즐기는 것을 별개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한식의 SNS 인기 또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일본 SNS에서 핫한 의외의 한국 음식들 >

한국식 치즈 핫도그

한국식 치즈 핫도그는 다양한 소스 토핑이 가능하고 먹을 때 치즈가 쭉 늘어나 재미있는 인증샷을 찍을 수 있어 작년부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열풍이 불었다. 일명 인스타바에 치즈요리’(インスタえするチーズ料理)로 불리며, 2017년 치즈 닭갈비 열풍에 이어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도쿄 신오쿠보에서는 치즈 핫도그 매장마다 사람이 많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을 정도다.

인스타 팔로워 560만 명에 달하는 푸드 네트워크 ‘tastyjapan’가 지난 426일 한국식 치즈핫도그 영상을 올려 5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는 등 치즈핫도그의 엄청난 인기를 보여 준다.

 

빠네 치킨

홍대를 비롯한 한국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었던 빠네 치킨은 빵 속에 치즈를 부어 치킨과 함께 먹는 요리로 최근 치즈 닭갈비와 핫도그에 이어 일본에서 ‘2019 인스타바에 치즈요리로 부상했다. 또 빠네 치킨은 일본에서 여성들끼리의 술자리 모임을 뜻하는 죠시카이’(女子会)의 인기 메뉴로 각광 받고 있어 코리안타운 신오쿠보 외에도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 등에 점포가 많이 생겼다. 구글 트렌드 검색 결과에 따르면, 일본에서 작년 9월 이후로 '빠네치킨', '빠네치킨 만드는 법' 등의 검색량이 폭증해 급상승하는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육회 초밥

육회를 올린 초밥을 줄 세워 50cm 가량 긴 판에 놓는 '육회 초밥'은 약 2년 전부터 한국에서 인기를 끌어 한동안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을 여행하는 일본인들이 육회 초밥을 먹어보고 이를 SNS에 올려 특히 대학생들과 젊은 직장인 사이에 유행이 시작되었다. 올 들어 일본 내에도 '육회 초밥' 전문점들이 많이 생겨 도쿄 신오쿠보뿐만 아니라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삿포로 등 일본의 모든 대도시에 점포가 생겨 접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