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4.02.1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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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 대한 유럽인의 편견을 문화적으로 접근…서양의 동양학에 큰 파장

 

에드워드 사이드는 영국령 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1차대전에 미군으로 참전, 미국 시민권을 얻었으며, 어머니는 레바논인 피가 절반 섞인 아랍인이었다. 부모는 둘 다 아랍인으로는 흔치 않은 프로테스탄트였다. 사이드는 어려서 예루살렘과 카이로에서 살았고, 유대인과 아랍인들 간의 폭력행위를 목격했다. 자라서 미국에서 공부를 했다.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adie Said, 1935~2003)1978년 발간한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은 서양인들이 느끼는 동양관을 서술했다. 팔레스타인이란 태생적 시각이 그의 관점을 형성했는지도 모른다.

책표지 /네이버책
책표지 /네이버책

 

로버트 커즌 인도총독은 1914년 이렇게 말했다.

동양 연구는 지적인 사치가 아니라, 위대한 제국의 의무입니다. 나는 런던에 이러한 학교(동양연구 학교)를 창설하는 것은 제국에 필요한 가구의 일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각각 동양에서 수년간을 보내왔고, 그것을 인생의 가장 행복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또 그곳에서 이룩한 일이야말로 그 정도에 관계없이 영국인의 어깨에 부과된 최고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P370, 교보문고)

당시 제국주의 중심부인 영국의 리더들이 동양연구, 즉 동양학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사이드는 책 도입부에 동양이란 유럽인이 조작한 것으로, 고대부터 색다른 존재, 잊을수 없는 기억과 풍경, 특별한 체험담의 장소가 되어 왔다고 했다. 그는 오리엔탈리즘이란 서양이 동양에 관계하는 방식으로, 유럽 서양인의 경험 속에 동양이 차지하는 특별한 지위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동양을 볼 때 동양은 비합리적이고, 정체되어 있고, 무능하다. 그들의 눈에는 동양인이 열등하고 게으르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인은 동양인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편견을 형성했고, 그것이 제국주의 가치관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사이드는 여러 자료를 인용했다. 영국 정치인의 의회발언, 유럽인의 고전 문학, 저술에서 동양에 대한 편견을 수집해 제시했다. 그 방대한 자료와 비평이 책을 두텁게 만들었다. 번역본만 600페이지에 이른다.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서 말하는 오리엔트는 중동과 인도에 집중된다. 중국과 한국, 일본과 같은 극동은 태평양 국가인 미국에서 관심이 있는 주제이지만, 유럽인들은 지중해 건너편의 중동과 그 건너 인도에 치중한다.

동양과 서양 사이에 불균형을 이루는 것은 16세기 이후다. 8세기부터 16세기 이전까지 정치적, 군사적으로 이슬람이 동양과 서양을 제압했다. 그 뒤에 힘의 중심이 유럽으로 건너갔고, 현대에 들어와 힘의 균형추가 동양으로 돌아가는 추세에 있다.

사이드의 논리는 기존의 많은 동양학자들에게 논쟁을 유발했다.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지만, 그의 논리가 오리엔트를 수동적으로 보는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영문판 ‘오리엔탈리즘’ 표지에 사용한 오리엔트의 뱀 마슬사 그림(Jean-Léon Gérôme 作) /위키피디아
영문판 ‘오리엔탈리즘’ 표지에 사용한 오리엔트의 뱀 마슬사 그림(Jean-Léon Gérôme 作) /위키피디아

 

영어 ‘Orient’동양’(東洋)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동양과 서양은 중국과 일본, 한국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그 뿌리는 중국 명()나라 때 해군제독 정화(鄭和)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화는 중국을 중심으로 동쪽 바다를 동양, 서쪽 바다를 서양이라고 했는데, 인도네시아 자바섬은 서양에 속했다. 유럽인에 의해 새계가 연결된 이후 동양은 아시아, 서양은 유럽으로 개념이 정리되었다.

오리엔트는 동방(東方)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을 것이고, 오리엔탈리즘은 동방주의가 옳은 표기일 것이다. 역자는 해석의 난감함을 피해 오리엔탈리즘이라고 그대로 옮겼다.

 

에드워드 사이드 /위키피디아
에드워드 사이드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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