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뉴스] 요구사항 폭주한 밸류업
[한줄뉴스] 요구사항 폭주한 밸류업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4.02.27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토론하는 세미나에 너무 큰 기대…남의 떡이 더 커보일뿐

 

금융당국이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는 대통령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한 방침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이름 그대로 세미나였다. 금융당국은 상장사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공시할 경우 표창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다음날자 신문들이 일제히 논평을 냈다. 정부의 대책이 미약하고 그래서 주가가 빠졌다는 것이다. 세미나에서 나온 내용으로 주가가 오르면 그게 이상한 증시 아닌가. 무슨 큰 대책을 바라는지, 논설들은 제각기 아는 바를 기술했다. 27일자 도하 신문들의 사설은 주관식 논술과 같았다.

매일경제 사설은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태도라며, 오히려 "역시 국장은 안된다"는 패배주의만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정작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되는 불합리한 제도나 세제 개혁안은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배당소득 분리 과세, 자사주소각 시 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 지원책이나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이 참에 상장사들의 민원창구 역할을 하는 느낌이다. 세금 깎아주고 혜택 늘려 주어 정부가 주가를 끌어올리라는 얘기다.

논점도 언론사에 따라 중구난방이다. 한겨레 사설은 한국 상장사들이 저평가를 받는 이유는 지배주주 마음대로 회사 이익을 사유화할 수 있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고, 중앙일보 사설은 행동주의 펀드가 과도한 주주 환원을 요구하며 성장동력을 훼손하고 먹튀하는 것을 막을 보호책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한발 더 나가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해 외국 자본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급선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미국과 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를 치고 있는데 우리 증시는 왜 이러느냐고 한다. 뉴욕증시엔 통화증발에 따른 거품이 아직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크고, 됴쿄증시 활황은 엔저로 해외에 투자된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두나라 모두 유동성 흐름에 기인한 것인데, 우리 통화는 기축통화가 아니므로 이런 효과를 기대할수 없다. 현재 우리 증시는 그 자체로 시장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 디스카운트 되었다는 주장은 더 올랐으면 하는 바람의 반영이고, 정치적 견해에 불과하다. 대통령의 지시에 당국이 토론의 장을 깔아 놓으니 모두들 큰 기대에 차 있는 모습이다.

 

신성장 산업 없이 주가 레벨업 없다 한경 

당근도 채찍도 없는 '밸류업'대책 이래서 증시저평가 해소되겠나 매경 

주가 끌어내린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해소 방안 조선 

기대 못 미친 밸류업 프로그램경영권 방어 대책도 세워줘야 - 중앙 

기업실적 개선 없는 주가부양용 분칠론 밸류업어렵다 - 동아  

주주 환원 늘리는 만큼 경영권 방어 수단도 확 풀어줘야 문화 

지배구조 빠진 밸류업’,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되겠나 한겨레 

한국 증시 밸류업, 총수 전횡부터 막고 남북 긴장 낮춰야 - 경향 

 

26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 /사진=금융위
26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 /사진=금융위

 

금방울과 흙인형이 밝혀낸 신분, 어린 왕자 이한상(동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