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을 기다리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개발을 기다리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4.03.03 0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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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과 시민단체 입주했던 곳…서울시, 서북권의 랜드마크 조성 계획

 

서울 지하철 불광역 2번 출구에서 나와 100m쯤 가면 서울혁신파크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을씨년스러운 꽃샘추위에 넓직한 부지도 썰렁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 개발반대”, “고용보장 약속하라고 쓰인 플래카드와 걸려 있다. 문 닫힌 건물엔 노동조합이 내건 유인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홈페이지를 열어보면 20231231일로 서울혁신파크 운영이 종료되었다는 안내가 나온다.

 

서울혁신파크 입구 /박차영
서울혁신파크 입구 /박차영

 

이 곳은 질병관리청의 전신인 옛 국립보건원이 있던 곳으로 면적이 11에 이른다. 보건원이 이전한 뒤 놀고 있던 땅을 오세훈 시장이 과거 임기 때인 2009년에 매입해 서울시 부지가 되었다.

박원순 시장이 이 곳을 시민단체와 사회적기업에게 사용하도록 내주었다. 이름도 멋들어지게 상상과 현실이 만나는 세울혁신파크라고 지었다.

이 동화같은 마을에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는 단체들이 줄줄이 입주했다. 2022년 기준으로 225개의 시민단체, NGO, 사회적기업이 입주해 있었고, 이들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으로 서울시청년허브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이곳에 둥지를 쳤다.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입주기업과 중간지원조직은 10만 건의 혁신 사업을 실행했으며 그 결과 약 1200억원의 경제적 성과를 냈다고 한다. 이런 자료를 내는 사람들은 정부나 서울시의 보조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임대료가 싼 이곳은 공공기관에서 공돈을 받아 활동하는 사회적기업, 사회단체에게 온상이 되었다.

 

서울혁신파크 개발 조감도 /서울시청
서울혁신파크 개발 조감도 /서울시청

 

오세훈 시장은 이곳을 대규모 복합시설 등으로 조성해 서북권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202312월 서울시는 그 청사진을 발표했다. 서울시 구상에 따르면 삼성동 코엑스와 맞먹는 50규모의 시설이 들어선다. 60층 높이의 건물과 여의도 더현대서울보다 큰 대규모 복합문화쇼핑몰도 생긴다. 이외에도 서울시립대 산학캠퍼스와 청년·신혼부부·노인 등 다양한 가족형태가 머무를 수 있는 세대공존형 공공주택 골드빌리지등도 조성된다. 서울시는 2025년 착공해 2030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계획이 발표되자 은평구청과 주민들은 환영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둥지를 틀었던 입주단체, 기업들에겐 날벼락이었다. 그들은 개발에 반대하고 곳곳에 항의성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서울혁신파크 이모저모 /박차영
서울혁신파크 이모저모 /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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