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펠트호번에 본사를 둔 ASML의 CEO가 본사를 옮길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세계유일의 기업으로, 반도체 업계의 수퍼을로 불린다. 지난해 매출이 276억 유로(40조원)에 달한다.
ASML의 본사 외국이전 움직임은 지난해말 총선에서 이민 제한을 내건 극우정당이 승리한 이후 고급 인력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페터르 베닝크 CEO는 “노동 이주 제한으로 혁신을 위한 사람들을 데려올 수 없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ASML 네덜란드의 직원 2만3,000명 중 약 40%가 외국인이라고 한다. 이민을 막으려다 기업이 나가겠다는 역설이 빚어진 것이다.
ASML이 빠져나가면 네덜란드 정부의 세수가 급감한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었던 셸, 유니레버등의 다국적 기업이 외국으로 이전했다. 마르크 뤼터 총리는 ASML의 이전을 막기 위해 베토벤 작전을 수립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주식회사가 설립된 나라다. 1602년에 왕실의 면허를 취득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VOC)는 군대도 보유하고 영토도 가진 제국주의 첨병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가와 기업은 한몸이었다. 400년이 지난 지금, 국가와 기업은 서로 다른 존재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ASML은 자본과 국가의 충돌이 벌이진 지점의 하나다. 자본은 글로벌 인격체로 성장하고, 국가는 영토와 국민이라는 한계에 머물러 있다. 이제 기업에 국적을 강요할수 없다. 국가라는 인류의 발명품이 또다른 발명품인 기업에게 밀리는 시대에 산다.
▶네덜란드 떠나려는 ASML – 한경
▶징역 2년 조국의 당에 징역 3년 황운하 입당, 난장판 선거판 – 조선
▶조국이 건너지 않은 레테의 강 – 홍원식(한겨레)